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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Jul 14. 2021

점차 닮아가는 배민과 쿠팡이츠

배민과 쿠팡이츠 싸움에 편의점 등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아래 글은 2021년 07월 14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쿠팡이츠, 날 닮은 너가 두렵다  


쿠팡이츠 마트가 시범 운영을 시작하면서 퀵커머스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경제)


 배달의민족과 쿠팡의 대결, 3라운드가 막이 올랐습니다. 이달 초 송파구에서 쿠팡이츠가 마트 서비스의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둘의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겁니다. 커머스와 배달 앱, 서로 가는 길이 전혀 다른 것 같았던 둘의 악연이 시작된 건, 배민이 2018년 11월 현재 B마트의 전신인 배민마켓 서비스를 론칭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처럼 배민이 커머스에 발을 내밀자, 쿠팡은 2018년 5월 쿠팡이츠를 만들어 배달 앱 시장에 본격 진출하였는데요. 먼저 유효타를 날린 건 쿠팡이었습니다.


 벤치마킹의 전문가 쿠팡답게, 도어대시의 핵심전략인 단건 배달의 한국화에 성공하였고요. 무섭게 점유율을 늘려가며, 1등 배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습니다. 당연히 배민도 가만히 있을 리 없었겠죠. 지난 6월, 11년 만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였습니다. 사실상의 슈퍼앱 전환을 선언한 셈이고요. 쿠팡이츠를 견제할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론칭하며 본진 사수에도 나섰습니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이번에 마트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배민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잘 커나가던 B마트의 앞길에도 구름이 끼기 시작한 건데요. 정말 배민 입장에서는 쿠팡이 지긋지긋할만합니다.


Just 10 Minutes, 배달이 되는 시간  

 그렇다면, 단건 배달처럼 이번에도 쿠팡이츠는 먼저 출발한 배민 B마트를 따라 잡기 위한 필살기를 준비해왔을까요? 네 당연히 쿠팡은 준비한 걸로 보입니다. 이번에는 15분 내 배송을 전면에 내세웠는데요. B마트가 통상적으로 3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되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속도가 압도적입니다.


고릴라스는 10분 배송 퀵커머스 모델로 독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출처: 데일리트렌드)


 더욱이 쿠팡답게 해외 성공 사례를 한국에 적용시키는 전략을 동일하게 사용하였는데요. 이번에는 미국이 아닌 유럽을 주목했습니다. 독일의 고릴라스를 비롯하여, 최근 유럽에서는 10분 내 배송을 표방하는 퀵커머스 업체들이 인기를 끌자, 국내에도 이를 도입한 겁니다. 이러한 퀵커머스의 배달 속도를 결정하는 건 얼마나 많은 마이크로 풀필먼트센터를 확보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쿠팡의 압도적인 자본력을 고려하면, 사업성만 검증된다면 배송 거점 확보는 시간문제라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도 쿠팡이 퀵커머스 시장마저 뒤흔들 것으로 모두가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한번 데인 경험이 있는 배민도 이를 가만히 두고 볼 것 같진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기업은 모두 잠실에 본사가 있는데요. 코 앞에서 테스트를 하는 것을 지켜보는 만큼, 빠르게 대응책을 내놓지 않을까 싶습니다. 쿠팡이츠의 단건배달에 배민1을 내놓은 것처럼 쿠팡이츠 마트에 대응하는 B마트의 새로운 버전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네요.


배민보다 더 속 타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쿠팡이츠 마트에 가장 공포감을 크게 느끼는 건, 배민보다는 편의점 업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유통 업태 중 편의점은 최근 가장 안정적으로 성장해왔습니다. 더욱이 편의점은 코로나 19에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았는데요. 도심에 위치한 매장들은 타격이 컸지만, 근린형 매장들이 중심을 잡아주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커머스의 급성장 속에서도 편의점은 비교적 나름의 영향을 잘 지켜오기도 했습니다. 로켓배송이 편의점의 대체품은 될 수 없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퀵커머스는 편의점에게 정말 치명적인 비수가 될 수 있습니다. 쿠팡이츠 마트처럼 10분 안에 배달이 된다면, 충분히 집 앞 편의점의 대체품으로써의 경쟁력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퀵커머스가 한창 유행 중인 유럽에서는 슈퍼마켓의 종말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전망이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편의점들도 온라인화에 속도를 내면서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편의점 자체가 대부분 가맹점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는 겁니다. 직영점의 경우 온라인화를 중앙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지만, 가맹점주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 무작정 추진하기가 어렵습니다. 유사한 사례로, 화장품 업계의 온라인 전환이 가맹점 구조 때문에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더 늦기 전에 편의점 업체들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이커머스 전환에서 자유로운 커머스 업태는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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