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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Jul 21. 2021

이커머스 1세대 인터파크 누가 살까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가진 인터파크, 생각보다 쉽게 팔릴 수도 있습니다

아래 글은 2021년 07월 21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저물어 가는 1세대의 시대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매 시즌마다 반복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흔히 1세대라 불리는 래퍼들이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이미지만 손상되고 탈락하는 건데요. 이들은 과거의 명성은 대단했지만, 트렌드에 뒤쳐진 스타일과 랩 스킬로 인해, 금방 탈락의 불구덩이에 빠지고 맙니다.


1세대 래퍼의 탈락은 옛날 그들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매우 큰 아쉬움입니다 (출처: 엠넷)


 최근 이커머스 업계를 보면 마치 쇼미더머니가 떠오릅니다. 온라인 쇼핑의 태동기부터 시장을 이끌던 플레이어들이 하나둘씩 퇴장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롯데닷컴은 롯데온으로 개편되었고, G마켓과 옥션은 신세계에 인수당했습니다. 그리고 1세대 이커머스의 상징과도 같던 인터파크마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인터파크는 롯데닷컴과 함께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이었고요. 비록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한 이후 전체 점유율은 3% 수준으로 떨어졌지만요. 주력인 공연/티켓 예매에서는 70%의 점유율을 자랑할 정도로 여전히 존재감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조 단위의 거래액을 내는 플랫폼답지 않게 매년 흑자도 내고 있었고요. 하지만 공연, 티켓, 투어 등에 집중하던 인터파크에게 코로나 19는 너무 가혹했습니다. 작년에 매출도 줄고 영업 손익도 적자로 돌아섰으니 말입니다.



인터파크가 경쟁력이 사라진 이커머스 분야의 매각을 결정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출처: 한국경제


 그리고 인터파크에게도 이커머스는 이제 더 이상 메인 사업이 아닙니다. 기업이 사용하는 소모성 물품을 공급하는 MRO 사업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에 달하고요. 바이오 분야도 신성장 동력으로 성장 중입니다. 다만 두 분야 다 일반 소비자가 접하긴 어려운 분야라, 덜 알려졌을 뿐이지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인터파크는 비록 가장 유명한 사업이긴 하지만, 적자를 내고 있는 이커머스와 문화사업 분야만 똑 떼내어 매각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하지만 시장은 바보가 아닙니다!

 또한 여기에는 쿠팡 상장 이후 이커머스 플랫폼의 몸값이 높아졌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내부에선 적자를 내는 골치 덩어리고, 시장에서는 그래도 제 값을 쳐줄 것 같으니 매물로 내놓은 것인데요. 다만 이러한 속내를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시장도 막상 호락호락하지 않은데요. 일례로 상반기 M&A 시장 최대어였던 이베이코리아만 해도 당초 원하던 몸값인 5조 원보다 낮은 가격인 3.4조 원 대로  80% 지분만 부분 매각되었고요. 요기요도 본 입찰이 두 차례나 연기되며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 2조 원을 호가하던 요기요의 시장 가격도 5천억 원 수준으로 내려앉았고요.


 이렇듯 쿠팡에서 시작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커머스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1,2위 네이버, 쿠팡과 일부 버티컬 커머스는 고속 성장하는 반면에 티몬, 위메프 등 중소 플랫폼들은 생존의 갈림길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인터파크 인수전도 흥행이 저조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많고요. 예상 매각 가격도 1천600억 원 안팎으로 그간의 명성에 비해선 낮은 수준입니다.



문화의 가치 인정받을까요?  

 하지만 인터파크 매각, 오히려 생각보다 수월하게 이루어질지도 모릅니다. 인터파크 만이 가진 확실한 차별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것은 바로 문화 산업 내 수직 계열화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오랜 기간 인터파크가 공연/티켓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하며 독주할 수 있었던 건, 티켓 판매뿐 아니라, 공연 제작, 공연장 확보까지 모든 벨류체인을 내부에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과거 예상보다 성장하지 못하였고,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까지 맞으며 매물로 나오게 되었지만 이러한 장점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티켓 판매부터 공연기획, 공연장 운영까지 인터파크의 문화시장 내 수직계열화는 엄청난 강점입니다 (출처: 신한카드)


 그중에서도 한남동 블루스퀘어로 대표되는 뮤지컬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엄청 난데요. 이와 같은 공연시장에서의 지배력은 콘텐츠 사업을 노리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CJ 등은 물론 샤롯데씨어터와 롯데 시네마 등을 보유한 롯데도 충분히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멜론마저 품으며 엔터테인먼트 공룡 기업으로 거듭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매우 탐내지 않을까 싶은데요. 콘텐츠 벨류체인 중, IP 원천인 웹툰, 웹소설부터 음악 레이블, 연예 기획사, 영화/드라마 제작사, 음악 유통 플랫폼까지 가지고 있지만 공연장이나 뮤지컬 관련된 부분은 아직 비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인터파크, 코로나 종식과 함께 다시 비상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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