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브런치 작가들이 가장 두근 거리는 순간이 언제일 것 같으신가요? 물론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아마 무엇이 되었든, '브런치 제안하기'를 통해 연락이 왔을 때가 제일 많이 뽑히지 않나 싶습니다. 누군가 저의 글을 보고 제안을 했다니, 익숙해질 만도 한데, 메일이나 알림이 날아오면, 그렇게 설렐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연하게도 아직까지 저에게 처음 제안이 왔던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던 2020년 11월이었는데요. 모비 인사이드라는 스타트업 미디어에서 온 기고 제안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무엇보다 첫 제안이었고 조건도 좋았기 때문에, 저로써는 거절 할레야 거절할 수 없었었고요. 신이 나서 확인하자마자 바로 회신을 했던 기억납니다. 그리고 사실 모비 인사이드는 저에게는 매우 익숙한 매체였습니다. 뉴스레터를 만들기 전부터, 회사 사업부 분들에게 공유할 기사를 찾기 위해, 들락거리던 곳 중 하나였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론 더 뿌듯해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3번째 기고 글이던 무신사 콘텐츠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었는데요. 나중에 일적으로 모비 인사이드의 모회사라고 할 수 있는 모비데이즈와 미팅을 할 일이 있었는데, 제 글을 그 해의 베스트 아티클 중 하나로 뽑아주셨더라고요. (네 자랑 맞습니다 ㅎㅎ)
이처럼 얼떨결에 시작한 모비 인사이드 기고는 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제가 쓴 글이 더 파급력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물론 당시에도 브런치에서 제 글을 좋아해 주시던 독자 분들이 있었지만, 구독자 수가 100명 남짓일 정도로 많은 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카카오, 다음 기반의 매체에서만 제 글을 만나볼 수 있었던 것도 한계였습니다. 하지만 모비 인사이드의 다양한 채널은 저의 글들을 더 널리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모비 인사이드 자체 홈페이지뿐 아니라, 가지고 있던 브런치, 페이스북, 네이버포스트 등의 채널을 통해 더 퍼져나갔었고요. 위의 무신사 글과 같은 경우는 네이버 메인과 브런치 메인 노출 2관왕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노출 효과를 곧 체감하게 됩니다.
자고 나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을 혹시 아시나요? 스타는 정말 우연한 계기로 갑자기 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물론 제가 스타라는 건 아니지만, 기고 후 얼마 후부터 기회가 정말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정말 세상이 바뀌어 있던 겁니다. 제가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하고 첫 제안을 받을 때까지 걸린 시간이 10개월 정도였는데요. 첫 기고를 시작한 후 고작 3개월 만에 십여 개의 새로운 제안들이 쏟아졌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역시 기고 제안이었고요.
그리고 이렇게 제안이 올 때마다 하나씩 늘려간 기고 매체는 현시점 기준으로 위에서 보실 수 있듯 무려 7개입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무신사 뉴스룸에서도 저의 콘텐츠를 만나보실 수 있고요. 간혹 서핏이나 커리어리에서 큐레이션 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타 뉴스레터에서 감사하게도 언급해주시거나, 링크를 실어주시는 경우가 간혹 있기도 합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하나하나 이렇게 늘어나는 게 너무 신기하고도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그저 신이 났었고요. 실제로 구독자 수도 많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어느 순간 유료 기고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전까지 제가 기고를 했던 모델은 기본적으로 매체는 저에게 더 많은 노출을 보장해주고, 저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뉴스레터의 성장이 지상목표였던 저에겐 아쉬울 게 없는 거래였지요. 하지만 분명 유료 기고는 한 차원 다른 경험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에디터 분들과의 협업을 통해 어떤 주제를 잡고, 또한 글의 구성을 어떻게 해야 더 많은 독자 분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갈지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늘 돈을 써가며 하던 비싼 취미생활이던 뉴스레터와 글쓰기를 통해 소소하지만 용돈 벌이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계가 찾아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매체에 막 기고하기 시작했을 땐, 마치 농사를 한 번도 지은 적 없는 옥토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았습니다. 글을 올려서 조회 수가 터지면, 바로 구독자 수 순증으로 이어졌고요. 출간, 협찬 등 기고 외의 기회들도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3개월가량이 지나자, 이 모든 게 거품처럼 꺼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구독자 전환율 자체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매체 메인에도 올라가고, 주간 베스트 아티클로도 뽑혔는데 뭔가 성과를 시원찮았습니다. 때마침 끊이지 않고 울리던 제안 알림도 시들해졌고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농사를 매해 지으면 지력이 소모되듯이, 매체도 일정 기간 노출이 반복되면 저라는 브랜드의 신선함이 떨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데다가 문제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기고처 대부분이 아티클 선택과 업로드 일정에 대한 결정권을 오롯이 매체의 에디터가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노출로 인한 효과도 점차 떨어지는데 그조차도 안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제 구독자 수 증가 추세도 영향을 받았고요. 계획된 만큼의 성과를 거두려면 대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기고 매체의 독자들도 저의 개인 독자들이라 생각하고, 적중도를 높여가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ㅍㅍㅅㅅ 독자들은 조금 더 사회적인 시의성 있는 소재에 반응을 많이 했고요. 모비 인사이드는 유명 스타트업/IT 기업을 다룬 내용을 더 선호했습니다. 커뮤니티 특성에 맞게 오픈애즈에선 마케팅과 관련된, 요즘IT에선 테크와 관련된, 서핏에선 디자인과 관련된 내용의 조회 수가 높았습니다. 이와 같은 특성에 맞춰 전략적으로 다루는 주제를 선정했고요. 직접 기고가 가능한 경우, 맞춰서 투고를 하였습니다. 물론 바로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의 강점을 잘 드러낸 글이 잘 팔리는 글인 것 맞았지만요. 다양한 매체를 고려하며 콘텐츠를 생산하다 보니 확실히 보는 시선이 넓어지고, 다루는 주제도 다양해졌던 것 같습니다.
또한 더 안정적인 홍보를 위해, 더 많은 채널에 기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때는 자만해졌는지, 유명한 매체에 기고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만 빠졌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다수에게 노출되는 것보단, 수는 적어도 정말 나의 글을 좋아해 줄 만한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고요. 그래서 매체의 핏이 제가 다루는 콘텐츠와 맞다면 주저 없이 기고를 수락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었습니다. 아무리 매체 적중도를 높이고, 기고하는 곳을 늘려도 여전히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요원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 하나, 제 글이 가진 유니크함 때문에 완벽하게 핏이 맞는 매체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전환 효율이 떨어지는 건 변함이 없었습니다. 또한 아티클 업로드 여부가 에디터에게 달려 있는 이상, 연재 주기가 너무 들쑥날쑥하다는 점도 어려운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접어들자, 저는 결심하게 됩니다. 아 자체 채널을 만들자고 말입니다. 마케팅에서 미디어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Paid Media, Earned Media, Owned Media가 바로 그것인데요. 여기서 Paid Media는 이름처럼 돈을 지불하는 채널을 말합니다. 배너 광고나 검색광고는 물론 TV광고나 버스, 지하철 광고 등 돈을 지불하고 사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Earned Media는 바이럴 채널이라는 요소로 알려져 있는데요. 원래는 PR을 통한 기사화가 가장 주요한 액션이었지만, 최근에는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Owned Media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웹사이트, SNS나 매장 내의 홍보물 등을 의미하고요. 제가 운영하는 뉴스레터가 대표적인 Owned Media 매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떻게 보면 Earned Media, 그중에서도 미디어 매체 채널에만 집중해오고 있었습니다. Paid Media는 아직 돈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더라도, 빈 영역이자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Owned Media는 강화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강화한 곳은 브런치 채널입니다. 브런치는 당시 뉴스레터 미러링 콘텐츠를 제외하면 주기가 없이 업로드하곤 했는데요. 그래도 미러링 이외에도 주에 하나씩은 꾸준히 올리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특히 뉴스레터와의 시너지를 위해, 다룬 주제에 대해 더 깊이 다루는 아티클을 만들어 보는 테스트를 해보기도 하였고요. '오늘도 뉴레'라는 시리즈가 나온 배경에는 브런치 채널을 조금 더 키워보자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또한 SNS도 다시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이미 인스타그램 테스트를 해본 적도 있고, 커리어리 계정을 만들고 열심히 운영해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를 이어가지는 못했는데요. 근래 들어 하나하나 다시 집중해서 키워보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특히 집중하려는 곳 생각 중인 채널은 인스타그램과 카카오 뷰입니다. 이중 카카오 뷰는 다소 적은 자원으로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그래서 최우선 순위로 붐업시키기 위해 보드들을 생산해내고 있는데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친구 추가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더 장기적으론 Paid Media에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사실 현재는 직접적인 수익구조가 전무하기 때문에 광고를 돌릴 수는 없는 상황인데요. 개인적인 학습을 위해서라도 여러 매체들에 노출시켜보며 구독자 전환 추이를 지켜보고자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아마 올해 안에는 본격적으로 광고 노출도 시키며, 그 과정에서 얻은 것들을 뉴스레터나 브런치를 통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까지 뉴스레터를 알리기 위해 활용한 여러 채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여러 번 말씀드리긴 했지만, 기고의 기회를 주신 여러 매체에게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년 가까이 여러 매체들을 돌아보고 직접 기고해보면서, 결국 정말 뛰어난 콘텐츠를 결국 누군가 알아본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낭중지추처럼 정말 제가 감탄하며 봤던 글들을 귀신같이 에디터 분들이 알아보고 모셔가더라고요. 그래서 적어도 제가 다루는 콘텐츠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분들이라면, 지금 당장 내 글을 봐주는 이가 많이 없더라도 너무 실망 안 하셨으면 합니다. 언젠가는 빛을 꼭 보실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채널에서 노출되거나 혹은 유명 미디어의 픽을 받는 것이기보다는, 정말 나의 콘텐츠와 어울리는 채널을 찾느냐, 그리고 그곳에 있는 독자들을 만족시키느냐인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결국 본인의 창작 및 홍보 활동에 대한 회고가 필수적인데요. 따라서 결국 데이터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제가 뉴스레터를 운영하면서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활용하였는지를 나눠 보려 합니다. 이번 글도, 다음에 찾아뵐 글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오늘도 뉴레] - 뉴스레터 그 자체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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