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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Sep 23. 2021

늘 잘 팔리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욕심을 버리니 적어도 실패하지 않는 방법은 배운 듯합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트렌드라이트의 구독자 수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브런치의 구독자 수들도 동시에 증가하면서, 저는 어엿한 작가님이 되어 있었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매우 어색하고 과분한 호칭이긴 하지만, 당연히 들을 때마다 일종의 쾌감이 있었습니다. 제가 쓴 글들을 많은 분들이 읽는다는 게 생각보다 더 즐거운 일이었던 거죠. 


 특히 매일의 조회 수나 구독자 수 증감 추이에 매우 민감해진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주변 지인들은 저보고 마치 주식 차트 보듯이 구독자 리스트를 본다고 했습니다. 사실 이는 매우 맞는 표현입니다. 제가 산 주식이 상한가를 친다면 아마 이런 기분일까요? 어느새 뉴스레터와 브런치의 통계 리포트는 정말로 제 삶의 활력소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짜릿한 때는 역시 제 글이 포털 메인에 노출될 때였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다음 메인과 카카오톡 탭에 노출이 되기도 하고요. 또 기고하는 매체를 통해 네이버 메인에 등장할 때도 있었는데요. 신기한 건 오래전 연락이 끊긴 지인이, 이 글 네가 썼냐고 연락이 올 때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치솟아 올라가는 조회 수는 물론, 주변에서 알아주기까지 하니, 정말 구름 위를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몇 번 뽕을 맞고 나니, 분명 처음은 자기만족과 시장 트렌드 학습을 위해 시작한 것이었는데요. 어느샌가 독자의 시선에서 어떤 글이 더 호응이 좋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심지어 어떻게 써야 메인 관리자에게 간택받을 수 있을까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유한 강점을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역시나 처음 시도했던 건 잘 쓰는 분들의 방법을 공부해보자 였습니다. 저는 평소 글감을 얻기 위해 다양한 매체와 아티클들을 섭렵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수많은 글들을 보면, 이러한 지식 콘텐츠 산업에도 어떤 트렌드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더욱이 제목이나 구성 방식에선 유사한 면모들을 찾을 때가 많습니다.


 게 중에는 잘 팔리는 글의 공식들이 존재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하는 n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복수의 항목으로 나눠 글을 쓰는 방식입니다. 이는 짧은 아티클뿐 아니라 자기계발서류의 책 제목으로도 많이 사용되고요. 대표적인 사례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입니다. 

 

정말 뭔가 펴보고 싶게 만드는 마법의 제목 아닙니까? (출처: 김영사)


 이러한 제목과 구성은 뭔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동시에, 하나의 소재를 나열적으로 다루기도 용이한데요. 이렇게 나열적으로 이야기하게 되면 아무래도 깊이는 얕아지지만, 조금 더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가기엔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한번 이 방식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고요. 아예 소재도 당시 많이 등장하던 키워드에서 가져왔습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에 CRM 마케팅과 관련된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요. 또한 마케팅 실무 가이드 형태의 글들이 인기를 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CRM 채널 중 하나인 APP PUSH를 가져와서 글을 만들어 냅니다. 심지어 주로 커머스 관련 내용만 보내던 뉴스레터에서도 특별호 형태로 내보내 버립니다.



 반응은 어땠을까요? 솔직히 뭐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미적지근했다고 할 수 있으려나요. 분명 조회 수도 꽤 나오고, 오픈율도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공을 들인 것에 비해선 뭔가 아쉬웠습니다. 저는 그 뒤로도 '콘텐츠를 품은 커머스 5가지 사례'나  '알아두면 쓸데 있는 명품 커머스에 관한 7가지 트렌드' 등 유사한 형태의 글을 종종 발행하고 있는데요. 분명 독자들의 이목을 끌면서, 개괄적으로 어떤 이슈를 다루기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다만 제 글에서 기대하는 건 조금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였다는 피드백을 종종 받을 때가 있습니다. 확실히 유행한다고 다 저에게 어울리는 건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저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는 형태의 글을 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트렌드는 누구보다 빠르게 캐치해야 합니다!


 앞서 나눈 이야기가 주로 글의 형태나 구조에 관한 것이었다면, 소재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을 거듭해나가고 있는데요. 확실히 깨달은 건 누가 봐도 큰 이슈는 선점해서 다루는 게 중요하다는 거였습니다. 저의 히트 콘텐츠 중 하나이자, 2번째로 다음 메인에 노출되기도 한 글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딜리버리히어로가 수락하기도 했다는 내용을 다룬 것이었는데요. 당시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상당히 독특했습니다.



 저의 지인 중에 이를 취재한 기자가 있었던 건데요. 당시 이 기자 분이 개인 SNS에 본인이 쓴 기사를 올려놓은 걸 제가 우연히 보게 된 겁니다. 운이 좋게도, 포털 등을 통해 기사가 마구 퍼지기 전에 빠르게 소식을 접할 수 있던 건데요. 업계에는 너무나도 큰 이슈였기에, 만사를 제쳐두고 글을 쓰게 됩니다. 그리고 해당 기사가 뜨고 바로 다음 날 완성하여 업로드해버리고요.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 매우 핫한 뉴스인데, 이를 심층 분석한 글이 때마침 나오니 포털 관리자도 제 글을 골랐던 겁니다. 


 이때의 강렬한 경험을 통해 완성도 높은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적절한 시점에 발행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이때의 교훈을 바탕으로 대박을 냈던 적도 있는데요. 모두가 주목하던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했고, 그 덕에 콘텐츠도 흥행하고, 지금까지도 제 브런치 글 중에서 조회 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글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더 현대 서울 탐방기였습니다.



 저는 유통 업계와 밀접하게 늘 일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현대백화점이 정말 공을 들인 신규 점포가 여의도에서 문을 연다는 소식을 몇 달 전부터 접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오히려 역으로 아예 뉴스레터 소재로 써먹으려고 점찍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오픈 일이었던 2월 26일 금요일에 바로 더 현대 서울에 방문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바로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서, 이틀 만에 글을 완성합니다. 


 그렇게 월요일에 뉴스레터로도 보내고, 브런치에도 업로드한 글은 말 그대로 초 대박이 났는데요. 다음 메인에 며칠 간이나 올라가 있었고요. 뉴스레터 구독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습니다. 엄청 높은 오픈율이 나왔거든요. 이후로 저는 어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발 빠르게 콘텐츠를 만드려고 노력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유독 올해엔 빅이슈들이 많았고요. 쿠팡 상장, 이베이 매각 등 굵직굵직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빠르게 이를 해석하는 콘텐츠를 만든 덕분에 타율은 조금 올라간 듯싶네요.



좋았던 건 원 모어 타임해도 괜찮습니다!


 자, 구성은 유행을 따라 하기보다는 내가 잘했던 강점을 살리고, 트렌드도 빠르게 캐치하는 건 좋은데요. 여기에 무엇을 더하면 적중도를 더 높일 수 있을까요? 답은 그간의 히스토리에 있었습니다. 성공했던 글이 가진 특성을 다시 되살리면 적어도 실패는 하지 않더라고요.


 저의 강점은 단순 나열보다는 심도 있는 분석이고요. 최신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해석해줄 때 반응이 좋은 편이었는데요. 이러한 조건을 갖춘 글들 중에서도 유독 반응이 좋았던 글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글들의 공통점은 바로 정량적인 데이터 분석 내용이 가미되었다는 거였는데요. 아무래도 숫자 기반으로 쓰인 글들이 적기 때문에,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잘 쓴 콘텐츠 중 하나로 지난 편에서 언급했던 '오늘의집, TV광고 효과 있었을까'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였고요.


 그래서 성공했던 콘텐츠의 핵심 요인들을 그대로 가져와, 다시 재생산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내용을 전개할수록 독자 분들의 반응이 괜찮았던 겁니다. 그리고 여기에 핫한 트렌드를 소재로 택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발행한다라는 성공 원리를 덧붙여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게 놀면 뭐하니?에 나온 당근마켓을 다룬 글이었습니다. 


 

 놀면 뭐하니? 위드유 특집이 화제가 되면서, 저는 TV에 노출이 되었을 때 해당 서비스는 얼마나 성장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요. 이미 TV CF 효과 분석에 대해 열렬한 호응이 있었던 걸 기억하고, 2주 차까지 방송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바로 콘텐츠로 만든 겁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처럼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조회 수도 나쁘지 않게 나와서 뿌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접근법을 할 때 주의할 점은 자기 복제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솔직히 한번 썼던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 편하긴 합니다. 하지만 보는 독자 입장에선 신선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숫자를 다룰 때는 늘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거나,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하려고 애를 쓰고요. 반응이 좋았던 소재나 기업도 너무 반복적으로 쓰이지는 않게 늘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표본을 늘리면, 적어도 하나는 걸립니다


 그렇다면 자기 복제에서 벗어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는 그만큼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늘리고, 늘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겁니다. 그래서 필요한 건 많은 시도인데요. 다행히 저의 장점 중 하나는 글을 빠르게 쓴다는 겁니다. 저는 이러한 저의 능력을 활용하여, 최대한 많은 글을 쓰며 사례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신사임당은 성공하기 전 무려 7개 채널을 말아먹었다고 합니다 (출처: 매일경제)


 유명 유튜버 신사임당님도 비슷한 조언을 하신 적이 있는데요. 우리는 성공한 신사임당 채널만 기억하지만, 사실 그 전에도 7개의 채널을 운영하며 계속 테스트하셨다고 합니다. 1일 1영상 업로드도 좋지만, 오히려 5개 채널의 영상을 주 1회씩 올려 구독자들의 반응을 지켜보셨다는 거죠. 이미 익히 알고 있듯이 그중에서 신사임당 채널이 반응을 얻기 시작했고요. 그 후엔 신사임당 채널에 집중하여 성공을 거두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그래서 단순히 업로드를 꾸준히 할 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콘텐츠들을 끊임없이 올려보고 있고요. 오늘도 뉴레처럼 가벼운 것부터, 그로스 사용 설명서처럼 아예 그로스 해킹에 초점을 맞춘 매거진까지 제가 잘 쓸 수 있는 것들은 하나하나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표본을 늘려 가다 보면, 또 어느 순간 대박 나는 콘텐츠가 탄생하고, 거기서 또 많은 글들이 파생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진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금 더 흥행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들과 이를 통해 깨달았던 바를 나눠 보았는데요. 여러 노력 덕택에 이제는 늘 대박을 내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실패하는 콘텐츠는 만들지 않는 노하우는 조금 익힌 듯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배웠던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욕심에 쫓겨 본질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욕심이 커지다 보면, 사람인 이상 아무래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피상적으로 다른 콘텐츠를 모방한다거나, 혹은 지나치게 자기 복제를 일삼아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트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독자에게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본연의 색을 잃을 수도 있지요.


 다행히 저는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수없이 시도하다 보니, 결국 저의 강점이었던, 데이터 분석 기반의 아티클, 실무 경험이 묻어나는 아티클, 소재 선정과 발행 시점이 돋보이는 아티클이라는 점들이 가장 훌륭한 무기란 걸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 거였는데요. 약점을 무리하게 극복하려 애쓰기보단 가진 장점에 집중하면서 본연의 색을 아직까진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동시에 조회 수의 함정에 대해서 깨달은 것도 중요한 분기점이었습니다. 사실 수만의 조회 수가 나오더라도 구독자 수는 1명도 늘지 않을 때도 있고요. 때로는 수십의 조회 수가 바로 구독자 수 증가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결국 다수에게 단순히 노출되는 것보다 저의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소수의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단 건데요. 이걸 깨달으면서, 너무 조회 수나 메인 노출을 쫓기보다는 제가 잘하는 것, 원래 처음 목표로 했던 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초에 뉴스레터를 쓰게 된 계기이기도 했던 제 자신의 발전을 잊지 않고요. 덕업일치를 이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본업에 도움이 되는 형태로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오히려 퀄리티도 올라가고 있고요. 저와 구독자 분들의 만족도가 함께 올라가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오늘 다루지 않았던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잘 만든 콘텐츠는 상대적이라는 건데요. 어떤 독자에게 노출되고, 어떤 채널을 통해 유통되냐에 따라 콘텐츠의 성공 여부 혹은 정도는 크게 달라지게 됩니다. 채널과 핏이 정말 중요한 변수인 겁니다.


 또한 구독자를 늘리는 과정 속에서도 채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요. 뉴스레터의 구독자 수를 늘리는 활동도 결국 마케팅이고, 따라서 가장 적합한 타깃 고객을 정해서 알맞은 메시지를 담아, 적절한 채널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 편에서는 어떻게 제가 채널을 늘려왔고, 또한 더 잘 활용하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왔는지에 대해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나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오늘도 뉴레] - 뉴스레터 그 자체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지난편 보기 ▶ [오늘도 뉴레] 07 잘 쓰는게 장땡이다

다음편 보기 ▶ [오늘도 뉴레] 09 채널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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