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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Nov 17. 2021

쿠팡의 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2021년 3분기 실적도 쿠팡이 쿠팡했습니다

아래 글은 2021년 11월 17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3분기도 역시 쿠팡이 쿠팡했습니다!  

 모두가 궁금해하던 쿠팡의 3분기 실적이 11월 12일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우선 지난 2분기에 이어 분기 매출이 또다시 5조 원을 돌파하며,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하였는데요. 비록 16분기 연속 50% 이상 성장에는 실패하였지만, 시장 평균 성장률 20%보다는 2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쿠팡 2021년 3분기 실적 보도자료 전문 보러 가기)


 더욱이 경쟁자 네이버가 커머스 매출 성장률 33%,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성장률 29%를 기록한 것에 비해 확실히 높은 성장성을 보였고요. SSG와 롯데온이 각각 거래액 28%, 15% 성장에 그쳤으니, 여전히 압도적인 수준이라 할만합니다.


 다만 주가는 여전히 반등하지 못했는데요. 그 이유는 수익 측면에서는 시장의 기대를 하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전히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확실히 숫자를 뜯어보면 쿠팡의 이와 같은 자신감이 다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이는 것보다 실적이 더 좋습니다

 우선 쿠팡의 기록적인 적자의 이면에는 적극적인 투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미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만 물류센터 신규 투자에만 1조 원 이상을 집행하였고요. 특히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로켓프레시 관련 신선 물류 시설은 올해 연말 기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또한 쿠팡이츠나 쿠팡플레이 같은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확장 중입니다. 쿠팡이츠는 지속적으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고요. 국가대표 축구 경기 등 스포츠 중계권 구매는 물론, SNL 같은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OTT 사업에도 진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쿠팡이츠의 경우, 현재는 주문을 받으면 적자가 나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프로모션 비용까지 지불하면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으니, 적자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본진이라 할 수 있는 커머스 부문은 어떨까요? 쿠팡의 거래액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로켓배송 직매입 상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쿠팡의 영업이익률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직매입 상품의 마진율입니다. 그리고 직매입 상품이기 때문에 쿠팡이 어느 정도는 마진을 통제 가능하다는 것이 포인트지요.


쿠팡은 어느 정도는 수익성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쿠팡IR)


 실제로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매출 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 그래프는 같이 움직입니다. 작년의 경우, 상장을 앞두고 쿠팡이 의도적으로 적자를 줄인 해였습니다. 더욱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시장 자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했기에,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지 않아도 되었지요. 하지만 올해는 시장 환경은 전년 대비 악화된 반면 경쟁은 오히려 심화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쿠팡은 의도적으로 마진을 낮게 가져가는 것을 감수하면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실 맘만 먹으면 흑자 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전년 수준의 수익성을 지키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직매입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입니다. 2020년 쿠팡의 직매입 매출 비중은 92.3%였는데, 올해 누적 89.6%, 3분기 기준으로는 89.1%까지 낮아졌습니다. 수수료 매출의 경우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비중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쿠팡의 손익구조 개선으로 이어집니다. 아마존이 서드파티 비중을 늘리는데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쿠팡의 매출 성장률은 63%지만, 직매입을 제외한 부문만 떼어보면 무려 129%에 달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쿠팡이츠 매출 등도 포함되겠지만, 단순 추정으로는 쿠팡의 중개 거래액이 올해 연말 기점으로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의 80% 수준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큰데요.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 정도에는 네이버를 누르고 이커머스 거래액 1위 플랫폼은 쿠팡이 될 겁니다.



쿠팡이 고객 지표를 강조한 이유  

 이번 실적 발표에서 쿠팡이 특별히 강조한 지표가 3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충성 고객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이었는데요. 우선 쿠팡에서 1번 이상 구매한 적 있는 활성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났다고 합니다. 고객 수 증가는 20%밖에 안되었는데, 매출은 왜 더 큰 폭으로 성장했을까요?


 그것은 쿠팡의 고객당 구매금액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1인당 평균 구매액이 276달러로 25% 증가했고요. 6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교차구매를 한 고객 수도 2년 전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쿠팡이 고객의 양과 질, 두 측면에서 모두 여전히 성장할 여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뜻합니다. 경쟁자들이 쿠팡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쿠팡이츠마트의 확장은 쿠팡에게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출처: 쿠팡이츠)


 같은 맥락에서 쿠팡은 고객의 구매 빈도를 더 늘리기 위해,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는데요. 로켓프레시뿐 아니라, 시범 운영하던 쿠팡이츠마트의 지역 확장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며, 더욱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물론 위험 신호도 있긴 합니다. 경쟁자들도 보단 덜하다지만, 분명 점차 성장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더욱이 실적 발표 이후 최초로 활성 고객 수가 20만 명 정도 준 것도 좋지 않은 시그널입니다. 그간 여러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도 로켓 성장을 이어왔던 쿠팡인데요. 과연 쿠팡의 질주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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