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되, 오프라인과 시너지도 내야 생존 가능합니다.
얼마 전 뉴스레터에서 플랫폼의 생존을 걸고 상장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새벽배송 전문 플랫폼들의 이야기를 전해 드린 바 있었는데요. 알고 보면 이들보다 더 위급한 상황에 내몰린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오프라인의 터줏대감 대형마트 업체들입니다.
온라인의 성장과 소비행태의 변화로 위기를 맞이하던 이들은 코로나 이후 더욱 코너에 내몰린 상황입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전성기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건데요. 하루가 다르게 신선식품에 대한 온라인 침투율은 높아져만 가고 있고요. 정부의 규제는 여전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각 업체들은 옥석 고르기에 들어갔는데요.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수익이 좋지 않은 전문점 사업들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표방하던 PK마트를 5년 만에 접은 것도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이었습니다. 그리고 잘 되는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는 오히려 늘리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그나마 나은 상황입니다. 롯데마트는 실적 부진 속에서 헤매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작년 12월 수장을 교체한 이후, 체질 개선 작업이 서서히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연말부터 와인, 리빙 등 특정 상품군에 집중한 제타플렉스와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등으로 매장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고 하네요.
물론 이러한 전략들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솔직히 미지수입니다. 그래도 한때 잘 나갔던 대형마트답게 믿는 구석은 있었는데요. 바로 상품입니다. 정확히는 상품을 확보하는 역량 자체는 아직까진 온라인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오프라인이 앞서가고 있긴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강점을 더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들도 하나둘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신선식품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이마트는 파머스 픽이라는 자체 신선식품 브랜드를 아예 론칭하기도 했습니다. 대량 구매가 가능하고, 과거부터 공급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 모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또한 여전히 바잉파워 하나만큼은 압도적이기 때문에, 공산품에서도 여전히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특히 전체 매장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아이템은 아예 전략적으로 관리 중인데요. 일례로 와인은 한 번에 100만 병 이상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현지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외에도 노브랜드와 같이 성공한 PB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고,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여 배송 품질도 끌어올리는 등 정말 다양한 수단을 통해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 애를 쓰고 있지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진 않습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상품 확보 능력을 언제까지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농수산물 D2C 플랫폼을 표방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신선식품에서의 차별적 위치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온라인 플랫폼들은 산지직송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아예 이러한 D2C 플랫폼에 투자하는 등의 방식으로 빠르게 상품 경쟁력을 확보 중입니다. 네이버가 정육각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고요.
온라인뿐이 아닙니다. 오프라인에서도 규제의 허점을 노리고 성장한 식자재 마트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내부 경쟁도 치열한데 외부 대체재의 위협도 엄청나니 바람 잘 날이 없을 수밖에요.
그렇다면 앞으로 대형마트들은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까요? 우선 온라인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합니다. 월마트가 그랬듯이 M&A를 통해 온라인 DNA를 수혈해서라도 말입니다. 또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차별화 강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아무리 온라인 투자를 늘릴지라도 태생이 이커머스인 플랫폼과 경쟁하는 것은 승산이 없습니다. 따라서 오프라인을 레버리지로 부족한 온라인 역량을 메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