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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Mar 03. 2022

리디와 왓챠는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까?

그간 경쟁의 룰을 바꾸며 생존해왔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아래 글은 2022년 03월 02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리디가 왜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나와?

 올해도 새로운 유니콘이 탄생했습니다. 리디가 싱가포르 투자청을 비롯한 국내외 대형 투자 펀드에서 약 1,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1조 6,000억 원을 인정받은 것인데요. 국내 콘텐츠 플랫폼으로는 최초로 기업 가치 1조 원을 돌파한 것이라고 합니다.


 비록 오랜 기간 전자책 시장 1위를 지켜온 리디였지만, 그간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2008년 창업 이래 한동안은 계속 적자 상태였고요. 야심 차게 론칭한 구독 서비스 리디 셀렉트의 성과도 애매했습니다. 하지만 웹툰, 웹소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고요. 드디어 2020년에 연간 기준으로 첫 흑자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릅니다.


성공한 기업들만 한다던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광고, 리디가 해냈습니다 (출처: 리디)


 올해 1월 오리지널 웹툰 '상수리나무 아래'가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등장한 것은 이러한 리디의 성공을 상징합니다. 아니 도대체 왜 리디가 뉴욕에서 등장했냐고요. 사실 리디는 이미 2020년 11월에 발 빠르게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를 론칭한 바 있습니다. 출시 직후부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서, 무려 300만 명 넘는 이용자를 모았고요. 그래서 글로벌 기업들만 한다는 타임스퀘어 전광판 광고까지 집행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리디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였기에 이번 유니콘 등극도 가능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왓챠      

 한편 시간을 조금 더 앞으로 돌려, 지난 2월 22일에는 토종 OTT 서비스 왓챠의 미래 비전이 발표되었습니다. 왓챠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왓챠 2.0'으로의 도약을 선언하였는데요. 기존에 제공하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음악과 웹툰 서비스까지 더하여, 이들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올인원 구독 요금제'를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왓챠는 영상, 음악, 웹툰을 합친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꿈꿉니다 (출처: 왓챠)


 이와 같은 전략은 최근 음원 시장의 최강자 멜론마저 위협하고 있는 유튜브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면, 유튜브 뮤직이 번들링으로 제공되는 형태는 시장의 경쟁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왓챠도 이미 영상 스트리밍에서는 어느 정도 입지를 가진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이뿐 아니라, 왓챠는 올해 약 2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독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고요. 이러한 콘텐츠들을 '왓챠 2.0'의 연장 선상에서, 영상과 연계된 음악과 웹툰까지 확장하여 개발한다고 합니다. 이를 왓챠는 콘텐츠 경계를 넘나드는 연속적인 감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이러한 콜라보 덕분에 이용자들은 콘텐츠에 더 과몰입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습니다.



이들의 절박함은 어디까지 통할까?

 사실 리디와 왓챠는 그간 '작은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한계를 여실히 느끼고 있었습니다. 국내 시장에선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IT 공룡들이 이미 콘텐츠 시장을 꽉 잡고 있었거든요. 특히 왓챠는 여기에 더해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통신사와 방송국이라는 국내 대기업들도 경쟁자로 두고 있었습니다. 자본력이 부족한 이들로써는 번거운 상대였습니다.


 하지만 리디와 왓챠는 직접적으로 이들과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구도를 살짝 비틀어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영리함을 보여줍니다. 정해진 판도 내에서 경쟁하면 자본력에 의해 승패가 갈리기 쉽지만, 아예 판을 바꾸면 비교적 작은 플랫폼들도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었던 건데요.


 우선 리디는 포화된 국내 시장에 집중하기보단, 재빠르게 해외 시장 진출에 도전하였습니다. 특히 선제적으로 구독 서비스라는 기존에 없던 과금 모델을 과감하게 도입하면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어떻게든 국내에서 승부를 봐야 했던 왓챠는, 영상 OTT 만으로 경쟁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음악과 웹툰을 포함한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새롭게 포지셔닝하였습니다. 티빙, 웨이브 등 자본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들의 OTT가 연일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내며, 위기를 맞이한 왓챠에겐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들은 단기간 내에 BM을 바꾸기 어려우니 말입니다.


동병상련의 리디와 왓챠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서로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왓챠)


 또한 리디와 왓챠는 시장 내 경쟁자이면서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에 협력하기도 합니다. 리디의 IP인 '시맨틱 에러'의 드라마판을 왓챠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만든 것이 대표적 사례인데요. 이는 영상 서비스가 없는 리디와 매력적인 IP가 부족했던 왓챠의 필요가 잘 맞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자본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완한 덕분에 리디와 왓챠는 현재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공을 장기적으로 이어가려면 여전히 넘어야 할 산들이 많습니다. 우선 리디는 웹소설과 웹툰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와 싸워야 합니다. 이 둘 모두, 콘텐츠 산업을 미래 주요 먹거리로 보고 있기 때문에 경쟁은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왓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본격적으로 OTT 서비스에 진출을 안 했을 뿐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 왓챠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해야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까요? 콘텐츠 사업의 핵심은 결국 IP입니다. 리디는 '상수리나무 아래' 이후의 히트작들을 빨리 만들어내야 하고요. 왓챠 역시 다소 아쉬웠던 좋좋소와 같은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치밀하게 피드백하여, 올해엔 성공작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합니다.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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