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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May 19. 2021

카카오가 래디쉬를 인수한 이유는?

웹소설계의 넷플릭스, 래디쉬를 아시나요?

아래 글은 2021년 05월 19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래디쉬는 왜 5,000억일까?  

 지난 5월 11일 카카오가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5,0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사실 인수 자체는 놀라운 소식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지난 1월 네이버가 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였는데, 당시부터 카카오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래디쉬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인수 가격입니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네이버가 왓패드를 인수한 금액은 6,848억 원. 래디쉬와 인수금액이 약 2천억 원 차이가 나는데요. 문제는 왓패드의 월간 이용자 수가 무려 9,400만 명이라는 점입니다. 이에 반해 래디쉬의 MAU는 고작 100만 명에 불과하거든요. 트래픽이 거의 100배 차이 나는데 인수금액은 약 30% 정도 높은 수준이니 카카오가 바가지라도 쓴 걸까요?


 물론 당연히 아닙니다. 래디쉬의 가치는 트래픽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왓패드와 래디쉬는 이용자 수 기준으론 엄청난 격차를 보이지만, 매출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왓패드가 450억 원 정도이고, 래디쉬가 230억 원이니 말입니다. 이처럼 래디쉬가 적은 트래픽으로도 큰돈을 버는 이유는, 콘텐츠 IP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래디쉬의 매출은 콘텐츠 판매에서 거의 100% 발생하고, 이 중 90%는 자체 IP에서 나옵니다. 반면 왓패드는 네이티브 광고와 브랜드 파트너십이 주 수익원이다 보니, 트래픽 대비해서 돈은 그다지 벌지 못하는 겁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래디쉬의 별명이 '웹소설계의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와 데이터 기반의 큐레이션으로 성공했듯이, 래디쉬도 특유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데요. 바로 할리우드식 집단 창작과 그로스 방법론을 도입한 것입니다. 래디쉬는 공장식으로 빠르게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A/B 테스트하여 빠르게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을 통해 코어 팬들을 확보하였습니다. 



제2, 제3의 승리호를 꿈꾸는 카카오

 이렇게 매일 1억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래디쉬, 카카오가 비싼 돈 주고 사 올만하지 않나요? 더욱이 카카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6,000억 원에 웹툰 플랫폼 타파스마저 인수합니다. 타파스는 사실, 이미 매출의 절반 정도를 카카오의 IP가 책임지고 있을 정도로, 전략적인 제휴 관계에 있던 플랫폼인데요. 카카오는 래디쉬의 인기 웹소설을 웹툰화하여 타파스를 통해 유통하는 그림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이미 카카오가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검증된 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나 혼자만 레벨업'은 처음에 웹소설로 시작해서 웹툰화되면서 글로벌로 대박을 쳤는데요. 하나의 IP만으로 누적 매출액이 무려 300억 원 이상이라고 하니 대단하지 않나요? 현재도 카카오는 웹소설 기반의 웹툰이나, 웹툰 기반의 드라마, 영화 등을 꾸준히 만들고 있고요. 북미 시장에서도 이러한 성공방식을 래디쉬와 타파스를 활용하여 그대로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승리호는 카카오가 꿈꾸는 미래가 담겨 있는 중요한 작품이었습니다. (출처: 넷플릭스)


 그렇다면 카카오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어디일까요? 비록 코로나로 인해 극장 개봉을 하진 못했지만, 넷플릭스에서 대성공을 거둔 승리호가 카카오가 꿈꾸는 사업 모델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승리호는 정말로 철저하게 기획된 IP인데요. 영화를 만들면서, 동시에 웹툰을 만들었고요. 영화가 흥행한다면 이를 가지고 다양한 형태로 확장할 계획이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의도한 만큼 풀리진 못했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둔 만큼, 제2, 제3의 승리호는 곧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튜브형' 네이버 vs. '디즈니형' 카카오 

 재미있는 건, 이렇게 콘텐츠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게 카카오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카카오의 라이벌, 네이버도 네이버 웹툰과 인수한 왓패드를 앞세워 IP 전쟁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카카오가 자체 IP 구축에 힘쓴다면, 네이버는 직접 IP를 만들기보다는 IP 창작자들이 활동할 무대를 만들어주는 유튜브에 가까운 전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누구나 만화가에 도전할 수 있는 네이버 도전만화처럼, 왓패드도 아마추어 작가들도 자유롭게 작품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유튜브만큼 개인 창작들에게 리워드를 줄 수 있는 생태계 구축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라, 단기간 내 유의미한 매출을 만들기에는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도 구글 인수 4년 차까진 적자 기업이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한번 스노우 볼이 굴러가기 시작하면 엄청나게 성장할 가능성도 있지만 말입니다.


 반면에 카카오는 흔히 기사에서 비교되는 넷플릭스보다는 디즈니에 가깝다고 보는데요. IP 자체를 확보하기 위해, 웹소설, 웹툰 플랫폼은 물론, 방송 제작사나 연예 기획사까지 한 데 모으고 있기도 하고요. 더욱이 하나의 IP를 다양한 매체로 확장하며 활용하다는 점이 디즈니와 매우 닮았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은 단기간 내에 빠르게 수익화하기엔 유리한 형태이고요. 다만 오히려 정말 큰 볼륨의 매출을 만드는 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블 유니버스 기반의 IP를 중심으로, 실사 영화들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실적이 점핑한 디즈니처럼, 결국 얼마나 빨리 더 많은 슈퍼 IP들을 발굴하냐가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사실 네이버도 카카오 못지않게, IP 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긴 합니다. 결국 콘텐츠 사업의 핵심은 누가 더 인기 IP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새로운 IP 원천으로 각광받고 있는 웹소설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국내 웹소설 플랫폼 경쟁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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