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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Apr 13. 2022

랜더스데이는 정말 선을 넘을 수 있을까요?

그 어디보다 스포츠를 통한 화합이 신세계에겐 필요합니다

아래 글은 2022년 04월 13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랜더스데이가 진짜 넘고 싶었던 선은...      

지난 4월 2일부터 8일까지 신세계 그룹은 프로야구 개막을 맞이하여, 2022 랜더스데이라는 상반기 최대 할인행사를 선보였습니다. 랜더스데이의 특징은 무려 18개에 달하는 신세계 그룹의 모든 계열사들이 '혜택의 선을 넘다'라는 하나의 캐치프라이즈로 뭉쳤다는 겁니다. 이미 작년 이마트 랜더스데이로 4일간 무려 200만 명의 고객을 모으며 성공을 거둔 바 있는데요. 올해에는 판을 더 크게 키운 셈입니다.


적어도 화제성 측면에서는 랜더스데이가 성공을 거둔 듯합니다 (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그리고 아직 정확한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적어도 랜더스데이가 이슈 메이킹에는 성공한 듯합니다. 네이버 데이터랩 기준으로, 대표적인 할인행사인 빅스마일데이와 십일절의 작년 검색량을 가볍게 넘었기 때문인데요. 신세계 그룹이 프로야구라는 마케팅 도구를 활용하여,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대세감을 만들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행사 자체의 성공보다 더 의미 있는 포인트는, 랜더스데이를 통해 신세계 그룹이 본격적으로 계열사 간의 통합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SSG라는 통합 플랫폼을 출범시키고도,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이 아직까지 별도로 존재할 정도로, 신세계 그룹은 가진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수한 G마켓 글로벌도 G마켓과 옥션, G9 등으로 힘이 분산되어 있던 터라, 오히려 복잡성은 더 증가했습니다.


당연히 신세계 그룹에서도 이러한 약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슬슬 채널 간의 화학적 융합을 위한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랜더스데이가 가장 대표적인 액션이라 볼 수 있고요. 이외에도 통합 마케팅 차원에서 신상품을 공동 선출시 하기도 하고, 4월 27일에는 드디어 스마일클럽과 SSG 멤버십을 통합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랜더스데이가 진짜 넘고 싶었던 선은, 그룹 내 계열사 사이에 있는 무형의 경계였을지도 모릅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통합의 길은 멀고 험합니다. 이번 랜더스데이 기간의 방문자 수 증가 폭만 봐도, 내부에 여전히 명확한 선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세계 그룹이 가진 쇼핑 앱 9개의 직전 기간 대비 방문자 수 성장률을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HD에서 제공해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보았는데요.


성장률의 차이는 그룹 간 확실히 보이지 않는 벽이 있구나를 알게 합니다 (데이터 출처: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HD)


9개 앱 전체로 보면 방문자 수가 11.0% 늘어나긴 했습니다. 이는 작년 11월 빅스마일데이 기간의 G마켓 글로벌이 운영하는 쇼핑 앱 방문자 수가, 직전 기간 대비 24.2%나 증가한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실적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무엇보다 3개 그룹의 성장률 차이가 크다는 것이 특히나 염려되는 부분입니다.


 이마트 계열의 SSG, 이마트몰, W컨셉은 가장 높은 성장률인 17.5%를 보였고요. 그다음이 신세계백화점 계열의 신세계몰, SI빌리지, SI뷰티가 11.6% 증가하였습니다. 반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G마켓 글로벌의 G마켓, 옥션, G9는 8.2% 성장에 그쳤습니다. 올해 초 백화점과 마트 간의 동상이몽이 신세계 그룹의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이미 전해 드린 바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맘처럼 움직이지 않는 G마켓 글로벌까지 품어야 하니,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될까요?      

 물론 이와 별개로 신세계 그룹은 야구단을 인수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SSG랜더스가 인수된 첫 해에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고요. 이마트배라는 고교 야구 대회를 개최하는 등 진정성 있는 행보가 브랜드 이미지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세계 그룹 통합의 상징이 랜더스 야구단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과거에도 프로야구 구단을 통해, 그룹 통합 브랜딩에 성공한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LG트윈스인데요. 럭키와 금성이라는 크게 2개의 브랜드로 존재하던 그룹의 계열사들을 LG라는 이름으로 모으는 데, 당시 야구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야구단은 대중에게 LG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그룹은 LG라는 브랜드로 뭉쳐 시너지를 낼 수 있었습니다.


 흔히 스포츠는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랜더스를 중심으로 한 통합 마케팅이, 신세계 그룹의 당면 과제인 통합 브랜딩과 시너지를 해결하는 키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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