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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May 18. 2022

어이, 쿠팡 믿고 있었다고!

쿠팡의 첫 조정 EBITDA 기준 흑자 전환,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아래 글은 2022년 05월 18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그 누구도 믿지 않았던 쿠팡의 흑자      

 모두가 궁금해하던 쿠팡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되었습니다. 역시 쿠팡답게 역대 최대 분기 매출 실적 기록은 가볍게 경신하였고요. 무엇보다 본업이라 할 수 있는 Product Commerce 부문에서, 조정 EBITDA 기준으로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쿠팡은 이번 분기부터 로켓배송과 풀필먼트, 오픈마켓을 포함한 Product Commerce와 쿠팡이츠, 해외 사업을 포괄하는 Developing Offerings로 나누어 실적을 공개하였는데요. 당연히 실적에 자신감이 있었기에 했던 선택으로 보입니다. 커머스에서 드디어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거죠.


 사실 이번 실적 발표가 특히나 관심을 모았던 건, 작년 쿠팡의 영업 적자 규모가 다시 커지고, 이에 따라 주가도 연일 하락하면서, 쿠팡 위기설이 다시 점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쿠팡 적자에 대한 여러 분석 기사들이 쏟아졌고, 일각에서는 쿠팡이 결국 영원히 흑자 전환하지 못할 거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쿠팡의 경영진들조차 올해 4분기 정도는 되어서야, 커머스 부문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거라고 예상하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쿠팡의 실적이 이처럼 이른 시점에 반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했던 키는 매출 총이익률로, 2021년 평균 17.4%였던 걸, 올해 1분기에는 무려 21.6%까지 개선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공급업체의 마진율을 빡빡하게 관리하기도 했다지만요. 그간 충성고객을 꾸준히 늘리고, 물류센터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이려 했던 노력들이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그렇다면, 쿠팡의 이와 같은 EBITDA 흑자 기조를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까요? 물론 100% 장담할 순 없습니다. 컨퍼런스 콜에서도 쿠팡은 분기별 이익은 불균형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고요. 더욱이 여전히 공급망 이슈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까지 겹친 현재의 불안정한 대외환경은 확실히 위험요소입니다. 실제 아마존의 악화된 실적이 이러한 리스크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진들의 보수적인 답변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올해에는 확실히 쿠팡의 수익성이 더 개선될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지난 3월 쿠팡의 흑자 전환을 가능케 할 5가지 레버리지에 대해 정리하여 전달드린 바가 있는데요. 대부분이 아직 1분기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쿠팡은 중요한 패들을 손에 쥐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전히 쿠팡은 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많습니다 (출처: 트렌드라이트)


 이중에서도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하는 건, 쿠팡이츠 요금 정상화 효과입니다. 3월에 들어서야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변경된 요금제가 적용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2분기 실적부터 실제 숫자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 가장 큰 적자를 내고 있는, Developing Offerings 부문의 마이너스는 줄어들 것이 확실하고요. 잘하면 신사업 부문에서도 연내 조정 EBITDA 기준의 흑자 전환도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로켓와우 구독료 인상도 6월부터 적용될 예정이고요. 여기에서만, 연간 1,000억 원 내외의 추가 수익 확보가 가능합니다. 더욱이 오픈마켓이나 제트배송 서비스 확산 속도에 따라, 이번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매출 총이익률도 더 개선될 여지가 있으며, 코로나 방역 비용도 현재 상황이 이어진다면 점차 줄어들 것이 확실합니다. 결정적으로 3,600억 원 규모로 알려진, 덕평 물류센터 화재 보상금이 지급된다면, 분기 기준 쿠팡 전체 영업 흑자 전환이라는 깜짝 이벤트가 올해 안에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건 결국 성장성입니다      

 그러나 쿠팡이 올해 지속적으로 Product Commerce 부문에서 조정 EBITDA 기준 흑자를 기록하고, 더 나아가 전체 사업을 통틀어서 흑자 전환을 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습니다.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자리를 굳힌 건 사실이지만, 시장 자체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요. 여전히 아마존의 AWS와 같은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쿠팡은 워낙 누적 적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성장을 통해 덩치를 더욱 키우거나, 수익성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둘 다 불확실한 상태이기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추진 중인 일본이나 대만의 해외 사업이 성과를 보여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성장 속도를 최대한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쿠팡이 집중하고 있는 건, 고객 수보다는 고객의 질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비록 이번 분기에도 활성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하긴 했지만, 슬슬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쿠팡은 개별 고객이 6개 이상의 카테고리를 교차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특히 신선식품 카테고리인 로켓 프레시를 이용하도록 만들어, 고객 생애가치를 극대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쿠팡의 접근 방식은 필연적으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의 영역을 침범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무신사, 오늘의집과 같은 플랫폼들은 오래전부터 쿠팡의 행보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기도 하고요. 특히나 마켓컬리에겐 이번 쿠팡의 실적 발표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직접적인 경쟁상대라 할 수 있는 로켓프레시가 앞으로도 공격적인 확장을 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위기라고 할 수 있지만요. 동시에 쿠팡의 수익성 개선은 향후 마켓컬리의 IPO 행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쿠팡 1분기 실적 발표 자료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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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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