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선을 넘는 경쟁의 시대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 11일 악시오스에 따르면, 틱톡이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에 풀필먼트 센터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물론 틱톡은 이미 오래전부터 커머스 영역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틱톡 숍이라는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이 틱톡커들로부터 물건을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거든요. 하지만 최근의 틱톡은 확실히 더 본격적으로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 결심을 마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틱톡은 지난 7월에 인도네시아에서 전용 '쇼핑' 피드 탭을 테스트하기 시작했고요. 이달 초에는 북미 지역에서 라이브 쇼핑 기능을 적용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 거기에 더해 이번에는 풀필먼트까지 손을 뻗는다는 건데요. 이는 틱톡이 서비스 전면에 커머스를 내세우는 건 물론이고,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이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합니다. 더욱이 틱톡은 이미 중국에서 커머스를 통해 돈을 번 경험이 있기에 더 망설일 필요가 없을 테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틱톡의 행보를 아마존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절대강자는 아마존이니까요. 그리고 놀랍게도 아직은 갈 길이 먼 틱톡이 정말 아마존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주목하는 건 우선 틱톡의 말도 안 되는 성장성 때문입니다.
틱톡은 작년 기준으로 무려 6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가 되었는데요. 그보다 불과 2년 전에는 사용자가 3천만 명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니, 정말 엄청난 성장세를 보인 겁니다. 틱톡은 적어도 2025년까지는 연평균 9.9%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러한 성장 속도는 크게 2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먼저 오랜 기간 소셜 미디어 분야에서 패권을 쥐고 있던 메타와 유튜브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후발주자가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이들을 틱톡이 위협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들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셈이죠. 또한 틱톡이 보다 어린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도 위협적입니다. 어떤 서비스든 새로운 세대의 고객을 유치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틱톡은 미래 고객을 선점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틱톡은 철옹성과 같은 아마존의 입지를 뒤흔들지도 모릅니다. 엄청난 사용자 수와 미래 지향적인 브랜드 이미지까지 모두 가지고 있으니까요. 더욱이 틱톡의 영상 콘텐츠는 커머스와도 잘 어울립니다. 이미 중국에서 이를 성과를 증명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작년에 월마트는 진지하게 틱톡 인수를 고려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불발로 끝나긴 했지만, 이는 그만큼 커머스 사업에서 틱톡이 가진 잠재력을 크다는 걸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의 의견을 가진 이들도 있습니다. 틱톡의 커머스 진출은 바보 같은 짓일 뿐이고, 돈과 시간을 낭비할 거라는 건데요. 우선 아마존의 입지는 그리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물류 인프라는 정말 막대한 투자와 오랜 시간을 들여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단기간 내 아마존의 물류 역량과 진지하게 경쟁할만한 수준을 갖춘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요. 이렇게 배송 역량에서 뒤처지는 한, 아마존의 시장 점유율을 유의미하게 뺏어오진 못할 겁니다. 그래서 물류를 기반으로 한 경제의 해자가 무서운 거고요.
그리고 틱톡 역시 진지하게 아마존과 싸울 생각으로 커머스로 향하는 건 아닐 겁니다. 사실 이러한 커머스 행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틱톡의 2021년 손실은 크게 확대되었다고 하는데요. 포화된 광고 시장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거두는 건 어렵습니다. 따라서 사용자 성장을 매출 성장으로 이어가려면 커머스가 반드시 필요하고요. 또한 제대로 커머스를 하려면 풀필먼트 역량은 필수적입니다. 아마존과 정면대결이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물류 인프라는 갖춰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틱톡과 협력하는 쇼피파이가 물류 투자를 늘려가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아마존은 정반대로, 소셜 미디어의 밥그릇을 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광고 사업을 확장하는 건 물론이고, 콘텐츠에도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요. 이미 트위치라는 훌륭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최근 커머스와 콘텐츠, 소셜 미디어 등의 영역 간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새로운 경쟁구도가 등장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더욱더 커머스 업계는 다이내믹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