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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Nov 01. 2020

커머스, 금융으로 진격하라

[내일의 커머스 2021] 08 금융X커머스

카드회사 부회장님이 편지를 보낸 이유

 지난 2020년 7월,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에 감사편지를 보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도대체 왜 카드사 최고 경영자가 오픈마켓 회사에 감사편지를 보냈을까? 여기에는 둘이 함께 협력하여 만든 PLCC 카드, 스마일카드의 성공이 있었다. PLCC란 Private Label Credit Card의 약자로 우리말로 상업자 표시 전용카드라고 하는데, 주로 유통업체가 카드사와 협력하여 발급하여, 전용 혜택을 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PLCC 카드는 PB상품과 거의 유사한 역할을 한다. 해당 유통사에서만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고객 락인 요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카드사 입장에서도 나쁠 것은 없다. 유통사의 지원을 받아서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고, 그만큼 카드 사용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행업계가 코로나로 인해 침체를 겪는 지금, 더욱더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협력이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에, 현대카드로써도 이베이코리아를 특별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



커머스가 금융을 꿈꾸는 이유

 이렇듯 금융 서비스와 커머스 간의 콜라보 사례들은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PLCC 카드처럼 아예 협력하는 경우도 있고, 보험상품들을 쇼핑몰에서 판매하며, 판매 채널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를 넘어서서 아예 커머스 업체가 금융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커머스가 금융을 꿈꾸게 된 것은 페이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부터였다. 간편 결제가 주요한 경쟁 요소 중 하나로 대두되면서, 많은 플랫폼들이 자체 페이 서비스를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쿠팡의 쿠페이, SSG의 쓱페이, 롯데의 L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페이 서비스는 결제 수수료를 절감하여, 비용 구조를 좋게 만드는 동시에, 포인트 등으로 충성고객을 만들기에도 유리하다.


 이렇게 페이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커머스 업체들은 새로운 확장을 꿈꾸게 된다. 아예 금융 서비스를 여기에 덧붙이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최근 슈퍼앱 트렌드는 이러한 이들의 욕망에 불을 붙인다. 은행 등 기존 금융사들의 앱들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지만, 쇼핑 앱들은 대부분 엄청난 트래픽, 특히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충성 고객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금융사들은 쇼핑몰에 입점하여 그들의 상품을 판매하길 원하는 상황. 너무나도 매력적인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태초에는 알리바바가 있었다

 더욱이 이러한 커머스의 금융업 진출은 훌륭한 교보재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알리바바이다. 알리바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여 엄청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미 2017년 전 세계 결제 규모 1위를 차지한 것이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 파이낸셜일 정도이다.


 알리바바도 처음에는 자체 페이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론칭하면서 금융업 진출을 시작하였다. 2004년 알리페이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발을 디뎠다. 이어 펀드사업이나 인터넷 은행 등까지 확장하면서 이제는 금융 기업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상태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핀테크 기업으로 불리면서 홍콩과 상하이 증시시장에 동시 상장을 계획 중이라고 하니 누구나 금융업 진출을 탐낼만하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이커머스계의 끝판왕 아마존도 조금씩 금융 분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 페이나 아마존 캐시 같은 서비스를 통해 지급, 선불, 충전뿐 아니라 대출, 카드 서비스까지 제공 중인 상황. 더욱이 유료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말 금융회사로 변모한다면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앞서가는 네이버와 쿠팡 그리고 카카오

 국내에서는 역시 업계 1,2위를 자랑하는 네이버와 쿠팡이 금융 진출을 앞다투어 준비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는 보험사 진출을 꾀하고 있다. 그 형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가맹점에게 필요한 보험을 네이버가 소개하고, 가입하고자 하는 보험 상품을 안내해주겠다는 것으로 커머스와 연계한 버전으로 사업화를 준비 중인 셈이다.


 쿠팡은 아예 쿠페이라는 새로운 자회사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핀테크 업종 진출을 준비 중이다. 아마존바라기답게 아마도 쿠팡은 자체 페이 서비스를 시작으로 투자, 대출 등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쿠팡에서만 쿠페이를 사용하기에, 경쟁력은 낮지만 원클릭 결제 UX를 무기로 이를 확장시킬 계획인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마지막으로 카카오는 오히려 반대 케이스다. 이미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로 금융 쪽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이러한 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커머스 시장에서의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금융사들이 떨어야 하지 않을까?

 지난번 슈퍼앱이라는 키워드를 다룰 때 슈퍼앱 트렌드가 커머스 기업들에게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특히 커머스 업계들에게 금융업 진출을 부족한 수익성을 확보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치열한 내부 경쟁으로 고객 경험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엔 이골이 난 커머스 기업들이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에 갇혀 있는 금융사들과의 경쟁에서 훨씬 유리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카카오뱅크발 위기를 겪었던 금융사들은 조금 더 각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모바일이라는 매체에서 고객에게 무언가를 파는 데 특화된 기업들이 곧 대거 경쟁자로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지난 1년간 뉴스레터를 통해 나눈 이야기를 기반으로 "내일의 커머스"를 상상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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