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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Dec 16. 2020

누가 B마트에 규제 같은 걸 끼얹나

B마트 규제법 발의, 제2의 타다가 되지 않을까?

아래 글은 12월 1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고!

 지난 12월 8일 '대, 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즉 상생법의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갑자기 무슨 법률안 발의 소식이냐고요. 이번 상생법 개정안 발의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이 법이 사실상 B마트를 겨냥해 만든' B마트 규제법'이기 때문입니다. 이 법의 핵심은 서비스 권역 내  동일 업종의 중소기업이 온라인 플랫폼을 상대로 사업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점인데요. 이제 중소기업이 온라인 플랫폼에게 우리 영역 침범하지 말라고 딴지를 걸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즉 이제 대형마트처럼 온라인 플랫폼들도 규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개정안이라는 뜻이겠죠?


 사실 이러한 법안은 이미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 예고되었던 바이긴 합니다. B마트 영업확대 관련 질의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식으로 답변했었기 때문이죠. 당시 박영선 장관이 들었던 방식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여 규제하거나 상생법의 사업조정 대상으로 포함하는 안 2가지였고, 그중 후자의 것이 실현된 셈입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 법이다

 그렇다면 B마트는 왜 갑자기 뜨거운 감자가 되어 버린 것일까요?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B마트가 너무 잘 나갔기 때문입니다. B마트는 코로나 유행의 시기를 잘 타서였을까요? 출시 10개월 만에 매출이 무려 10배 성장했다고 하는데요. 요러한 급격한 성장이 주변 소상공인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던 거죠. 더욱이 더 큰 문제는 동일한 기간의 편의점 실적인데요. 기존 편의점 배달 매출이 B마트의 등장 이후 반토막이 났다고 하니, 타도 B마트를 외칠 만한 이유 충분하지 않은가요?


 특히 B마트는 정치권에서 규제로 묶어 버리기 딱 좋은 상대인데, 소상공인을 괴롭히는 빌런의 이미지를 덧씌우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은 대승적 차원에서 쉽게 승인하는 반면.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결합은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허용할 수 없다고 나오는 정부의 이중적인 모습으로도 확인 가능한데요. 항공사야 이른바 사회적 약자의 이해관계와 상관성이 적기 때문에, 비즈니스 프렌들리 하기 쉽지만요.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소상공인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비즈니스인 배달앱에 대해서는 유독 엄한 잣대를 들이미는 거라 해석 가능합니다.


B마트는 억울하다!

 이러한 상황은 배달의 민족, B마트에게는 정말 억울한 일이 아닐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배민은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써가며 B마트를 띄우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고요. 슬슬 시장에서 철수하는 경쟁사가 나오는 등, 효과를 막 맛보려는 찰나에 제동이 걸린 셈이니 말입니다.


 사실 B마트는 배민에게 결코 쉬운 비즈니스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 초기 배달 인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B마트 배송을 위한 라이더 수급에 애써왔고요. 고객에게 B마트를 경험시키기 위해 지금도 엄청난 쿠폰 플레이를 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B마트는 아직 적자 사업부이고, 열매를 맛보려면 아직 멀었건만, 채 꽃을 피우기도 전에 아예 뿌리부터 잘라 버리려는 정부의 규제. 정말 야속하다 생각하지 않을까요? 


 이와 같은 모습은 예전 타다 사태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한데요. 정부와 강대강 구도로 치열하게 버티던 타다도, 타다 금지법이 발의되고 통과되면서 아예 메인 사업이던 타다 베이직을 접어야 했습니다. 물론 충격에 헤매던 것도 잠시, 타다 라이트라는 합법적인 상품을 다시 출시하였고, 서울에 이어 부산까지 진출하는 등 다시 허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약 1년을 허송세월 하며 많은 고난을 겪은 끝에 겨우 얻은 성과라는 점. 정부의 규제가 스타트업에게는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죠.


 이번 B마트 규제 논란도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 막 피어나는 근거리 배송 시장이 이 법안 때문에 아예 사라질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근거리 배송 기반의 퀵커머스는 내년도 주요한 유통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인 만큼 정부의 규제가 새로운 채널의 등장을 가로막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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