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버추얼 인플루언서 등장!
아래 글은 2021년 01월 0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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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는 최근 뜨고 있던 인플루언서입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지 3개월 만에 1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모을 정도로 핫했죠. 그런데 지난주 로지는 갑자기 폭탄 고백을 합니다. "사실 난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말입니다. 알고 보니, 로지가 그렇게 힙했던 이유는 Z세대가 열광하는 특징을 한 데 모아 만들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외모는 물론 포즈, 취미, 심지어는 태깅된 장소까지 모두 다 계획된 것이었던 거죠.
물론 로지가 이러한 버추얼 인플루언서계의 원조는 아닙니다. 이미 지난 1998년에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 2018년 인스타그램을 떠들썩하게 했던 릴 미켈라가 대표적인 원조 버추얼 인플루언서인데요. 19살의 가수인 릴 미켈라는 293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고요. 싱글 앨범으로 스포티파이 차트 8위를 차지하거나 클럽 404라는 자신 만의 패션 브랜드를 발매하는 등 현실의 스타보다 더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가상 모델 열풍은 인플루언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 소개해드렸던 빙그레우스 사례도 같은 결이라 볼 수 있는데요. 유산슬, 김다비 등 부캐 열풍이 불자, 브랜드 전용 2D 캐릭터를 만들어 대박을 낸 겁니다. 심지어 이러한 가상 세계로의 확장은 아이돌 산업에까지 적용되고 있습니다. SM이 무려 6년 만에 선보인 걸그룹 에스파가 가상 세계 아바타가 존재한다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에스파는 현실에 진짜 존재하는 그룹입니다. 다만 아바타는 본캐와 별도로 존재하며, AI 브레인과 독립된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아바타 만의 개별 활동도 계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가상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을까요? 기업에게 있어 가장 좋은 점은 리스크가 적다는 겁니다. 진짜 사람 모델을 쓰다가, 혹시 사고라도 낸다면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이 오게 됩니다. 하지만 가상 모델은 우리의 통제 안에 있으니 그럴 위험이 전무합니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비용이 줄어든 것도 원인인데요. 사이버 가수 등 과거에도 비슷한 개념은 있었지만,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가상 모델이 등장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만드는 것은 매우 쉬워졌습니다. 따라서 사람 모델을 쓰는 것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활발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 더욱이 코로나로 인해 이동조차 자유롭지 못한 요즘 시국에는 특히나 환영받을 수밖에 없겠죠?
이처럼 가상 인플루언서를 만들 정도로, 인플루언서가 만들어 내는 가치는 어마어마합니다. 실제 작년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의 추정 규모는 무려 2조 원. 인플루언서는 이제 커머스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지 마케팅뿐 아니라, 인플루언서 기반의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여러 사고를 일으키는 등 사회적인 피로감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작년 유튜브 뒷광고 논란처럼, 이러한 인플루언서들이 상업적 활동에 나서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커져가고 있지요. 그래서 기업이 직접 인플루언서를 양성하기도 하지만, 인기가 높아지면 독립해버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로지와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이들은 사고를 치지도 않고요. 인기가 많아진다고 우리 브랜드를 떠나지도 않으니까요. 음 고객들은 수백, 수천 만의 팔로워를 보유한 슈퍼스타보다 동네 친구 같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더 선호한다고요? 걱정 마세요. 수년 안에 다수의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을 만들고 운영해주는 서비스가 나와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불과 수년 전, 당시만 해도 가능성에 불과했던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에 주목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MCN 등을 만들었고, 현재 커머스 생태계의 주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도 아직은 시작 단계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광고 제의가 쏟아진다는 로지를 보고 있자면, 생각보다 빨리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도 자리잡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