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를 알아보자!
가장 전략적인 쇼핑몰을 뽑으라면 아마 쿠팡이 아닐까요? 쿠팡은 애자일하게 일하는 방식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회사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A/B테스트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소한 액션 하나에도 중요한 전략적인 포석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례로 작년 초 쿠팡이 갑자기 생수 할인 쿠폰을 마구 뿌린 적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생필품을 중심으로 고객의 리텐션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쿠팡은 또다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갑자기 정육점이 된 듯 고기를 마구 밀어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실제로 아래 이미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듯이, 최근 1달 사이에 카카오톡채널로 고기 특가 행사 메시지를 3차례나 보냈을 정도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프리미엄 식품관 파인 테이블의 메인 이미지도 고기로 바꾸는 등 전방위적으로 고기를 엄청 밀어 팔고 있습니다. 지난번 생수는 한번 사면 계속 꾸준히 사는 상품이라 리텐션에 도움이 되었다 치더라도, 대체 왜 고기는 이렇게 푸시를 해주고 있는 걸까요?
예상했던 것처럼 이러한 쿠팡의 움직임은 철저한 전략 아래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게 움직이게 된 배경은 이번에 공개된 오픈서베이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2021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전체 리포트 내용이 궁금하다면� 오픈서베이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2021 보러 가기
우선 여기서 주목할 점은 쿠팡의 놀라운 성장세. 작년 코로나 이슈로 인해 온라인 장보기가 급성장하면서 가장 수혜를 본 곳이 쿠팡이라는 게 이번 리포트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는데요. 구매 경험 및 주 사용률 모두 전년대비 상승하면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기여한 1등 공신이 바로 생수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우위를 차지할지는 확실치 않아 보였는데요. 쿠팡이 상대적으로 신선식품 분야에서는 존재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객들은 여전히 수산, 정육, 채소류 등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을 꺼려하긴 합니다. 하지만 1년 사이 거부감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고요. 따라서 신선식품 시장은 동시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현재는 압도적 1위라도, 신선식품으로의 확장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그래서 쿠팡은 올해 초부터 고기를 시작으로 신선식품 내 영향력을 키우려 시도 중인 걸로 해석됩니다. 고기를 택한 이유는 비교적 품질 관리가 쉽고, 배송 중에도 변질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 걸로 보이고요. 생수 이후 물티슈, 우유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갔듯이, 고기가 어느 정도 성공하면, 수산물이나 채소류로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쿠팡의 독주를 견제할 곳은 더 이상 없을까요?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영원한 맞수 네이버와 식료품 카테고리의 강자 마켓컬리가 손꼽힙니다. 그중에서도 마켓컬리가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보는데요. 물론 네이버도 작년에 장보기 서비스를 출시하며, 무섭게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 뾰족한 강점이 없다는 측면에선 조금 덜 위협적인 것 같습니다.
반면 마켓컬리의 경우, 배송으로도 쿠팡에 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고급스럽다는 브랜딩도 잘 구축하고 있고요. 더욱이 베이커리와 유제품에서는 이미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완전히 생필품 중심인 쿠팡 대비 상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여기에 자체 PB를 확장해나가며, 경쟁력은 물론 수익성까지 강화하고 있기에, 가장 쿠팡이 경계하는 대상이 아닐까 싶네요.
한편 영 실적이 아쉬운 곳도 있었으니, 바로 SSG(이마트몰을 포함한)입니다. SSG는 전년 대비 성장을 하긴커녕 오히려 구매 경험 지표가 하락하였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오프라인 실적은 반등하였지만 온라인에서는 반대로 특유의 강점을 잃어버린 모양새입니다. 다만 지난주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네이버와의 제휴가 온라인 식료품 시장 내에서도 무언가 결과물을 낳는다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