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 더 빠르고 더 차별화해야 한다!
로캣배송이 등장한 이후, 배송은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배송 우위를 바탕으로 쿠팡이 IPO마저 눈앞에 두면서, 모든 업체들이 다시 물류 역량 강화에 시선을 돌리고 있지요. 그렇다면 올해 가장 주목받을 배송 패러다임은 무엇일까요? 익일 배송, 새벽 배송에 뒤를 이어 등장한 즉시 배송 기반의 퀵커머스가 향후 시장을 뒤바꿀 새로운 배송 형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퀵커머스는 주문 즉시 배송이 시작되고, 바로 도착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의미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배달의 민족이 선보인 B마트입니다. 작년 코로나 이슈를 타고 빠르게 안착한 퀵커머스. 올해 들어 움직임이 왠지 심상치 않습니다. 왜냐고요? 투자금이 이륜차 배송 기반의 물류 스타트업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투자를 하는 주체가 커머스 기업들인지라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2월 22일 11번가가 바로고에 2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요. 뒤를 이어, 27일에는 GS홈쇼핑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 18.4%를 인수하여 네이버에 이은 2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11번가는 물론이고, 특히나 편의점 채널을 가진 GS의 투자 소식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데요. B마트의 대항마가 될 서비스를 곧 론칭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요마트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보유한 요기요의 매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 상반기 내 퀵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렇다면, 원조 B마트는 이러한 시장의 물밑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사실 그동안 B마트 서비스 안착을 위해 배달의 민족은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마케팅 비용은 2019년 이후 배달의 민족이 적자 전환한 데도 크게 영향을 끼쳤었지요.
하지만 이제 인고의 세월은 끝났다고 생각한 걸까요? B마트는 이달 2일부터 배달비는 1,500원에서 3,000원으로 2배 올리고, 최소 주문금액도 1만 원으로 인상한다고 전격 발표하였습니다. 다소 구매 고객 수는 줄더라도 최소한의 이익은 볼 수 있는 구조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입니다. 아마 내부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의미하게 확보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갑자기 잠재적 경쟁사들이 무더기로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배민은 정말 대처가 빠르더군요. 배송비 정책이 바뀐 3월 2일 바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견제구를 날립니다. 최근에 고객의 입장에서 B마트 프로모션 혜택이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었는데요. 위의 이미지를 보시면 아실 텐데, 이번 프로모션은 혜택의 강도가 정말 셉니다. 이번 기회에 바뀐 정책에 대한 거부감도 낮추고,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유지하기 위해, 다소 출혈이 있더라도 대규모 프로모션 진행을 택한 것 같습니다.
과연 이와 같은 퀵커머스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까요? 배송 패러다임을 둘러싼 경쟁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배송은 거들뿐, 서비스 정체성 구축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로켓배송이 성공을 거둔 것은 기저귀를 사는 부모 고객들의 핵심 니즈를 정확하게 공략했기 때문이고요.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은 새벽 배송뿐 아니라 프리미엄 식품이라는 브랜딩이 있었기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무래도 앞서가는 건 B마트일 수밖에 없는데요. 1인 가구라는 명확한 타깃 고객을 정조준하고 있고요. 퀵커머스라는 배송 서비스는 물론, 소용량 상품 포트폴리오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한 후,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더욱이 1인 가구 자체가 원래 배달 서비스의 주 고객이기도 하다 보니, 아마 단시일 내에 B마트의 아성을 깨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실제로 요마트의 경우도 차별화된 전략을 준비하지 못하여, 기대보다 저조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고요. 따라서 앞으로 B마트 타도를 외치며 진입할 퀵커머스의 후발주자들의 성공 유무는 얼마나 뾰족한 전략을 가지고 론칭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이네요. 마켓컬리보다 후발주자였지만, 유기농이라는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시장을 뒤흔든 오아시스나, 간편식이라는 카테고리에 집중한 쿠켓마켓 등의 사례를 참조한다면 아마 B마트도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