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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Apr 07. 2021

플랫폼다운 풀필먼트, 제트온리

재고도, 창고도 없이 풀필먼트를 만든 지그재그

아래 글은 2021년 04월 07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지그재그가 일을 또 벌였습니다!

 여성 패션 분야의 강자 중 하나인 지그재그가 또다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바로 밤 9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제트온리인데요. 제트결제에 이은 히트상품이 될 수 있을지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그재그는 여성 쇼핑몰들을 한데 모아 큐레이션 해주는 메타 쇼핑 형태의 플랫폼인데요. 나의 취향에 맞는 쇼핑몰을 골라주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고속 성장하다가, 에이블리, 브랜디 같은 강력한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잠시 주춤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출시한 제트결제를 통해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합니다. 제트결제는 각기 다른 쇼핑몰의 상품을 하나의 장바구니에 담아 한 번에 결제할 수 있게 만들어준 서비스인데요. 출시 1년 만에 이용자 200만 명을 돌파하고, 현재 지그재그 전체 거래액의 80%가 제트결제를 통해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둡니다. 더욱이 고객과 입점 쇼핑몰 모두의 로열티가 강력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쇼핑몰 탐색과 결제 과정에서 편의성은 증대했지만, 여전히 고객들이 불편해하는 요소는 남아 있었는데, 바로 배송 서비스입니다. 결제는 한 번에 하더라도, 택배가 도착하는 시점은 제각각이었던 겁니다. 심지어 같은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도 따로따로 오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이는 동대문 패션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했습니다. 쇼핑몰 자체도 재고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동대문 도매상가에 방문하여 사입한 후 출고시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일률적인 배송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했던 겁니다.



재고도 창고도 없이 풀필먼트가 가능하다고?

 그래서 지그재그는 제트온리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한 것은 물론, 쿠팡의 로켓배송에 준하는 빠른 배송의 속도마저 구현하였는데요. 여기서 더욱 놀라운 점은 지그재그는 재고는 물론, 창고도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겁니다.


 우선 재고는 지그재그가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몰이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약 25개의 쇼핑몰이 제트 온리 전용관에 입점하여 600여 개의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라 하는데요. 이들 모두가 각 쇼핑몰이 자체 생산한 상품이기에, 별도의 재고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CJ대한통운 입장에서 제트온리는 정말 반가운 제안이 아니었을까요? (출처: CJ대한통운)

 그러면 물류는 누가 담당하냐고요? 창고 운영과 배송은 CJ대한통운이 전담합니다. 쇼핑몰들이 상품을 곤지암 물류센터로 보내고, CJ대한통운은 상품 피킹과 패킹, 배송까지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사실 작년 4월에 이미 CJ대한통운은 이러한 형태의 풀필먼트 사업을 시작했었는데요. 다만 이전까지 펫프렌즈 이외의 별다른 대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지그재그라는 대형 레퍼런스를 만들어내었으니,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사업도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존재하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까요?  

 이와 같이, 지그재그는 재고 부담도 없고, 물류 투자도 없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이렇게 마법과 같은 일이 가능했던 거는 지그재그가 대량의 트래픽을 가진 덕분인데요. 제트온리관에 고객을 몰아줘서 쇼핑몰들의 참여를 유도하였고, CJ대한통운 입장에서는 풀필먼트 서비스의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이니 마다할 일이 없었던 겁니다.


 다만 한계점도 물론 존재합니다. 우선 전체 거래액의 80%를 커버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제트결제와 달리 제트온리는 확장성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기본적으로 대다수의 소호몰들이 여전히 동대문 사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고, 자체 제작 상품의 수나 매출액은 전체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쟁사인 에이블리나 브랜디는 동대문 사입 상품을 직접 핸들링하는 형태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하여 제공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 제트온리는 의미 있는 시도임은 분명합니다. 너무나도 플랫폼스럽게 풀필먼트를 구현했다는 점에 우선 박수를 보내고 싶고요. 정말로 고객이 불편해하던 포인트를 딱 해결해준다는 점도 훌륭합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제트 온리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정말 의미 있는 거래액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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