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思考)가 멈춘 시대, 생각은 어떻게 다시 시작될까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손이 간다.
알림을 확인하고, 메일을 확인하고, 피드를 넘긴다.
무언가를 본 기억은 남지만,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머릿속은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
“나는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반응만 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지금,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더 많이 보고, 더 빠르게 처리해야 하고, 더 자주 반응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정작 ‘생각하는 시간’은 점점 사라진다.
신경과학자 조나 리어는
이런 상태를 ‘전두엽 과부하’라고 설명한다.
판단, 창의성,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끊임없는 자극과 스트레스에 마비된다.
깊이 사고하는 능력이 멈춘 자리에 남는 건
그저 빠른 반응과 단순한 처리뿐이다.
하지만 뇌는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더 활발히 작동한다.
MIT 뇌인지과학연구소는
우리가 멍하니 있을 때 활성화되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를 주목했다.
이 회로는 자아 성찰, 기억 정리, 창의적 사고의 근간이 된다.
즉, 멍하게 있는 시간이
오히려 사고력과 창의성을 회복시키는 시간이라는 것.
생각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멈추는 연습이 필요하다.
따뜻한 찻잔을 손에 쥔 순간,
우리는 외부 자극에서 벗어난다.
눈은 잠시 멈추고,
주의는 안으로 향한다.
그 고요 속에서 문득 떠오른다.
“지금 나는 어떤 감정 안에 머물러 있지?”
“이 피로는 어디서 온 걸까?”
“정말 원하는 건 뭘까?”
차를 마시는 시간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뇌가 다시 연결되는 작은 리추얼이다.
속도가 아닌 방향을 찾게 해주는 순간.
그 짧은 멈춤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다시 생각하는 존재로 돌아갈 수 있다.
생각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훈련될 수 있는 감각이다.
단지,
그 감각을 꺼내기 위해선
매일 단 한 번이라도 멈추는 용기가 필요하다.
소음을 잠시 끄고,
차 한 잔 앞에 조용히 앉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
그 반복 속에서
사고력은 회복되고,
삶은 다시 주도권을 되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