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모씨와 뭐가 다른가?

- 관리되지 않는 권한은 힘 없는 자들에게 재앙이다.



> 업무가 바빠 인턴에게 일을 부탁하다. 이것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인가? 아니면 위임될 수 있는 것인가?

> 나는 진정 시간이 없어 일을 위임하는 것인가? 아니면, 나 자신의 편안함을 위한 업무 미루기는 것 인가?

> 만약, 인턴에게 일을 미룰 수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나처럼 일을 던지기 시작한다면 인턴은 어떻게 될 것 인가?

> 철저하게 약자일 수 있는 인턴과 한없이 이기적일 수 있는 나를 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어두운 면과 잠재적 위험요소를 들여다보다.

> 권한을 행사/집행하는 리더의 참모습은?

인턴이 생긴 후 이런저런 반복적 업무와 자료 취합 업무는 인턴의 몫이다. 못 미더워 일을 잘 주지도 못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 덕분에 매일 야근을 해야 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은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어느 날, 업무 중 있었던 일이다. 누군가가 내가 인턴에게 부탁하려고 하는 일은 너무 복잡해 담당자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 말한다. 왠지 모를 불편함과 민망함이 섞인 짜증이 밀려온다. 하기 싫음을 자기합리화로 포장한 것 인지, 아니면 진정 시간이 없어 인턴에게 일을 부탁해야만 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인턴에게 일 처리 방법을 설명해주고 일을 부탁한다.

1~2 시간 후 아는 지인이 사무실로 찾아와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불연 듯 스쳐 지나가는 생각, '바쁘다고, 시간이 없다고 인턴에게 일을 부탁해 놓고 근황 토크나 하고 있구나.' 결국 나는 바빠서가 아니라 하기 싫어서 인턴에게 일 던져 버린 것이다. 왠지 모를 민망함과 짜증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이어지는 생각, '만약 힘이 있는 자들이 힘이 없는 누군가에서 자신의 편의와 욕심을 위해 일거리들을 떠넘기기 시작하면 약자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들은 누구에게 불합리함을 하소연하고 어떻게 이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나의 상황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성숙하지 못한 인간이 권한을 가졌을 때, 그리고 이것이 관리되지 않았을 때, 우리가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까지 분노하게 하는 최순실의 국정 농간의 본질이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는 극한 이기주의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최순실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만약 나의 이런 이기심이 자각되지 않고 관리되지 않는다면 나는 점점 더 편안함을 추구하게 될 것이고 누군가는 그만큼 더 고통받게 될 것이다. 나는 오늘 편안함에 취해가는 나를 자각할 수 있었다. 내 안의 극한 이기주의의 씨앗은 감시되고 관리되고 제거되어야 할 것이다. 나와 우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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