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무엇을 기대하고 그리고 있는가?
아침 8시, 출근길, 지하철을 향해 가는 길, 기분 좋은 장면과 마주하다. 출근하는 엄마와 아이들이 벌써부터 서로가 그리워 "빨리 갔다 와", "응, 금방 갔다 올게" 서로에 대한 사랑 주고받는다. 아이들을 지나친다. 멀어지는 엄마가 아쉬운 외침이 뒤에서 들려온다. "빨리 갔다 와야 돼~", 여러 번 뒤돌아서 아이들의 부름에 응답하던 엄마는 다시 돌아서 두 팔로 하트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답한다. 아이들 엄마를 스쳐 지나가며 바라본 엄마의 얼굴, 귀찮은 기색 하나 없이 아이들의 향한 사랑과 아쉬움이 묻어있는 얼굴, 그 순간, 다 큰 어른이지만 엄마의 모습에서 순수하고 맑은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고, 그 기운은 바라보는 나까지 미소 짓게 하였다. 반복되는 무료한 출근길,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가볍고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게 된다. 잠깐이라도 떨어지는 것이 아쉬운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의 소중함과 그것이 주는 행복감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나는 지금 어떤 것을 그리워하고 간절해하는가? 나는 소중하고 간절한 것을 얼마나 누리고 사는가? 나는 그것을 얼마나 자각하고 사는 가? 혹, 그런 존재를 곁에 두고서 무료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랑하는 이와 잠깐도 떨어지기 아쉬운 마음, 이 같은 감정의 의미와 이 같은 감정을 선물하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연애 초기,
누군가가 같이 있어도 그립고 헤어지면 더 그리워 눈앞에 아른거리는 시기,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아쉽고, 떨어져 있으면 다시 만나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이 후 순위로 밀리게 되는 영역, 우리는 이 시간을 인생의 '봄날'이라 표현하며, 한없이 행복해한다. 연애 초기의 ‘이성’만큼 우리를 채워주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있을까?
자식이 생겼을 때,
요즘 김 차장의 퇴근이 빨라졌다. 결혼은 빨랐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이가 늦어 최근 10년 만에 아이를 출산한 것이 그 이유이다. 요즘 김 차장의 관심사는 온통 아기뿐이다. 입만 열면 아이 이야기다. 이런저런 재롱을 피웠다는 둥, 벌써 말을 한다는 둥, 아이에 흠뻑 빠져있는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아이가 눈에 아른거려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아이란 존재가 우리를 얼마나 채워주고 행복하게 했던가?
친구,
요즘 20대로 돌아간 기분이다. 과거 하루가 멀다 하고 함께 어울리던 무리들이 다시 뭉치기 시작했다.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유쾌하다. 주말마다 친구들과 잡아놓은 약속들이 요즘 가장 큰 활력소이자 하루하루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이다. 기다려지는 게 있다는 것, 함께 어울리고 나눌 수 있는 존재가 나를 채워주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위 세 존재의 공통점이 있다.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바로 우리의 시간을 각각의 가치로 채워준다는 것이다. 무료하게 흘러갈 틈 없이 무언가에 사로잡혀 나를 몰입하게 하고 각각의 의미로 나를 존재하게 한다. 하지만 영원한 것이 없기에 시간이 흘러 의미가 퇴색되고, 무엇인가 대체재가 생기면 우리의 사랑, 애정은 약화되고 사라진다. 없으면 죽을 것 같던 것이 어느덧 그것의 빈자리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는 것과 비례하여 재미있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점점 사라져 간다고 한다. 소중한 시간들이 무료하고 단조롭게 반복적으로 흘러갈 뿐이다. 우리의 삶은 죽을 때까지 역동적이고 충만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도 경제적 여유도 있지만 하고 싶은 것도, 아이처럼 신나고 열정적이고 싶은 것이 없다.
'나이가 들며, 재미있는 것들이, 열정적이게 하는 것들이 사라져 간다고 한다. 하지만 나를 둘러싼 것은 변한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소중하고 간절한 것들이 더 많아졌다. 다만, 내가 변하고 달라진 것뿐이다. 내 안의 아이가 사라진 것이다.'
요즘 나는 무엇을 얼마나 그리워하고 갈망하며 살고 있는가? 출근길, 우연히 마주하게 된 아이와 엄마처럼 나는 지금 무엇을 그리워하고 갈망하고 있는가? 어떤 존재들이 나를 움직이고 열정적이게 하고 있는가?
기다려지고 함께하고 싶은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들이 얼마나 나를 채워주고 배부르게 했었는지를 생각하니,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삶의 소중함과 충만함의 근원을 새삼 깨닫게 된다.
존재하는 순간순간을 사랑과 간절함으로 채워라. 채워지지 않는 우리는 빈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그리며 사는가? 무엇으로 당신을 채워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