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미어 츄리닝, 무엇이 구매를 결정하는가? 2/2

-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이자, 최선을 위한 과정인 것이다.

캐시미어 츄리닝, 무엇이 구매를 경정하는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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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제품을 소비하고자 하는 필요와 그것을 소비함으로써 따라오는 부수적인 찰나의 우월감 중 나는 무엇에 더 집중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에 더 비중을 두고 소비를 하고 있는가?


상대적 우월감을 누리기 위해 우리는 제품의 실질가치보다 더 높은 대가를 지불해야만 한다. 겨울나기를 위해 패 하나 구매해야 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 보자. 시장에는 굉장히 다양한 가격대와 디자인의 제품들이 존재한다. 여기서 내가 충족하고자 하는 필요(실질가치)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따듯하면서 가볍고 편안한 점퍼다. 브랜드를 고려하지 않는 다면 20만 원 이하에서도 상당히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특정 브랜드와 디자인에 제한을 둔다면 가격은 50만 원을 넘어 100만을 육박하거나 그 이상의 훌쩍 넘어버린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격에 상관없이 원하는 것을 구입하면 된다. 하지만 절대적 다수가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용을 누리기 위해 상당한 고민과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어쩌면 삶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 중에 하나가 선택을 위한 갈등과 고민일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분명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 누군가는 실질가치보다는 명목가치를 선택할 것이며, 누군가는 명목가치보다 실질가치를 선택할 것이다. 실질가치를 선택한 이는 20만 원 이하의 패딩을 구매하고 여유자금을 다른 가치와 필요를 충할 것이며, 명목가치를 선택한 이는 할부까지 사용하면서 100만 원 이상의 패딩을 구입하고 다른 필요의 충족을 포기할 것이다. 누가 더 합리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다. 선택의 문제이고 두 사람다 자신이 더 가치 있다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여 효용을 극대화하였다. 자신이 만족스럽다면 그만인 것이다.


모든 고민과 선택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은 깨달음과 기준 수정이 이루어지는 경험으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20만 원 이하의 패딩을 구입한 이가 과거 100만 이상의 점퍼를 구매했던 사람이었으며, 훗날 고가의 겉옷을 소비해 본 경험이 저가의 패딩을 선택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역시 비싼 건 그 값을 한다는 생각을 더 굳건하게 할 수 도 있다.) 모든 경험이 더 만족할 수 있는 소비를 위한 자신의 선택과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기에 자기 자신이 후회하지 않는다면 모든 선택은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모든 것이 선택의 문제이고 좀 더 바람직한 소비를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만족과 깨달음이 함께한다면 모든 선택은 가치 있는 선택이자 정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나의 경우 소비군에 따라 상당히 복합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그 정도가 점점 약해졌을 뿐 가격과 브랜드에 상당히 종속된 소비형태를 보이고 있다.


초중고 시절, 나는 왜 메이커에 집착하였는가?

동급생들 사이 사회적 동물로서 생존 본능이 작동한다. 남들과 조금 더 자신을 차별화시키기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이런저런 액세서리로 나를 꾸미는 것이었다. 고가의 신발, 점퍼, 시계, 당시 나의 모든 소비는 실질가치보다는 절대적으로 관심을 위한 명목가치에 집중되어 있었다. 만약 어느 누구의 관심도, 상대적 우월감이 충족되지 않았어도 메이커에 집착했을까?


SIDIZ 의자 광고가 꼬집고 있는 소비에 대한 비합리성 (명목가치의 중요성)

- 우리는 얼마나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가?


“학창 시절 당신은 농구화에 십만 원 이상은 쉽게 투자했죠.
하지만 의자를 살 때, 당신은 농구화만큼의 가격에도 망설입니다.
그 시절 일주일에 몇 번 농구하셨나요? (매일 신고 다녔다)
지금 일주일에 몇 시간 의자에 앉아 계세요?
좋은 의자는 투자입니다.
집중력을, 연봉을, 어쩌면 인생까지 바꿀 투자.
의자가 인생을 바꾼다.”


SIDIZ 의자 광고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의자에 대한 중요성 그것이 실질적으로 우리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한다면 농구화 한 켤레 가격은 얼마든지 흔쾌해 지불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의 중요성은 널리 공유되지도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의자의 경우 역시 실질적인 소비를 결정짓는 명목가치의 수준이 운동화보다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의자를 소비하면서 충족되는 상대적 우월감 또는 만족감을 고려했을 때, 우리의 소비에 얼마나 타자의 시선이 개입되어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며, 의자 소비에 대한 우리의 주저함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소위 과소비라고 부를 수 있는 거의 모든 제품 군을 보면 나 자신보다 타인에 더 무게 중심을 두고 비용 지불이 결정되고 있다. 만약 타인의 시각과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우리는 무엇에 더 가치를 두며 소비를 하고 있을까?


생각해 보기

어떻게 하면 의자란 제품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명목가치의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 자크 마리 에밀 라캉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은 실질적인 필요보다는 타인의 선호, 바람, 취향을 욕망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처럼 획일적인 취향과 선호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 있을까? Eastpak 백팩, Northface 패딩 점퍼 등 무언가 유행하면 너도 나도 그것을 욕망한다.


고가의 제품을 갈구하는 욕망, 그것은 제품 자체를 사용하는 자기만족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사용하며 얻게 되는 상대적 우월감 때문인가?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보편적으로 외제차를 구입할 때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 중 디자인, 안전, 품질 등의 실질적인 가치와 '외제차를 타는 사람'이라는 사회적 가치의 비중은 어떻게 나누어 질까?


실질가치 대비 비용을 고려한다면 고가의 외제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절대적으로 상대적 우월감 때문이다.


멋스러운 옷을 입고 외출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문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자신감이 넘쳐난다. 걸어가면 이곳저곳에 비치는 나의 모습에 자꾸 시선을 빼앗긴다. 자신의 멋스러움 자꾸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멋스러움을 장착하고 학교/회사/모임 등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도착한다. 새로운 아이템과 함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주변인들을 의식하고 누군가가 나의 새로움과 멋스러움을 알아보고 인정해주기를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어쩌면 대놓고) 그리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위풍당당했던 자기만족은 서서히 그 힘을 잃어간다. 모든 것이 그렇듯 새로움은 시간이 흘러 적응이 될수록 그것의 효용은 점점 약화되고 소멸된다. 또 다른 사치성 소비재가 필요한 때가 된 것이다.


당신은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충족되는 자신만의 만족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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