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루', 반복되는 일상의 최면에서 깨어나다

(영화 내용 포함)

누구에게나 고난과 역경은 현실에 묻혀 있던 삶의 소중한 가치를 자각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새로울 것이 없는 영화 '하루', 하루가 반복된다는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가족을 구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사투를 그리고 있다.


이제는 평범할 수 있는 타임 루프(Time Loop)를 소재로 한 이야기, 하지만 시간의 반복이란 장치는 역설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의 최면에서 우리를 깨워준다.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과 내가 누리는 것들이 끝없이 반복되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깨어나 우리의 삶을 객관적이고 진진하게 바라보게 하는 기회를 선물한다.


가족에 대한 절절함과 소중함, 하나뿐인 가족


하나뿐인 가족, 딸 은정은 항상 바쁜 아빠(김영민)가 불만이다. 소소한 일상을 함께하는 친구들의 아빠들과는 다르게 항상 자신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빠(김영민)가 불만이다. 유명한 아빠보다 자신과 함께하는 보통 아빠를 그리워 하고 있는 것이다. 바쁜 일정에 쫓기는 아빠, 김영민은 딸의 생일에도 출장을 가게 되고 딸 은정은 생일을 홀로 보내게 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생일, 어쩌면 반복되는 일상에 취해 생일 따위는 더 이상 새롭도 중요하단 생각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생일이자 딸과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면……”


만약 김영민이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김영민의 선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출장을 포기하고 딸의 마지막 생일을 함께 했을 것이다. 그렇다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따라붙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 ‘마지막’ 순간을 우리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 마지막을 알 수 없다는 사실과 반복되는 일상의 무덤덤함에 취해 우리는 많은 후회와 아쉬움으로 점철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친구: "그러면 어떻게 하라고??"

나: "마지막인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

친구: “그게 말처럼 쉽나? 너는 오늘을 마지막인 것처럼 살고 있냐?”

나: “……”


나: '어떻게 하면 오늘을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나: '어떻게 하면 후회와 미련 없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나: '……'


그렇다면 반대로 모든 것의 마지막을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좀 더 가치 있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혹시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모든 것이 아쉬워져 허둥거리다 시간만 흘려보내지 않을까? 내일이 없다는 생각에 폭주를 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마지막 순간을 보낼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 무엇이 왜 중요하고 소중한지 모른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이란 선물은 오히려 혼란의 씨앗이 될 것이며, 마지막을 더 허망하게 보내게 할 것이다.


극단적인 상황은 더 극단적이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내가 내일 소멸되는 것을 안다며 그것만큼 두렵고 극복하기 힘든 것도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점에서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오늘을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평온하게 살아가게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죽음의 순간을 알지 못하기에 우리는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지만 반대로 그것을 알지 못하기에 오늘을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이 안정감의 축복을 누리지 못하고 그것에 취해 흘러만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안정감이란 든든한 뒷배를 이용해야 한다. 하루의 순간도 놓치지 말고 즐기 매시간 속에 충분히 존재해야 할 것이다.


죽음이 함께하고 있음을 상기하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유한성과 시한부적 인생에 대한 끊임없는 자각을 통하여 하루하루를 순간순간을 아끼고 챙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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