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은 그만두기 위해 다니는 것이다

직장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훈련소

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고 모든 출발점은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생명의 탄생이 죽음을 향해 가듯 한 회사와 인연의 시작 또한 그것을 그만두는 날을 향해가는 여행의 시작인 것이다. 탄생과 죽음, 만남과 이별, 시작과 끝, 그 사이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무엇이 있어야 하는가?


나는 왜 입사하자 마자 퇴사를 꿈꾸게 된 것일까? 나는 왜 이별을 간절히 바라는 만남을 선택한 것 일까? 나는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 회사원의 삶을 선택하였다. 풍족하고 여유롭게 살기 위해, 그것이 행복이라 생각하였고, 그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직장인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좀 더 비싼 놈이 되기 위해 편입을 하였고, 직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배우고 싶은 지가 아닌, 얼마를 벌 수 있을지, 얼마나 편하게 일하며 풍요로운 복지를 누릴 수 있는지 만을 고민하며 직장을 찾아 다녔다. 그냥 하나만 얻어 걸려 라는 식으로 자기소개서에 Ctrl+C, Ctrl+V를 난사했던 것이다. 그 결과, 명확하고 진실된 목표가 없는 자, 꿈이 없는 자가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불행의 서막의 문고리를 열게 된 것이다. 나는 입사와 동시에 퇴사를 생각했다. 하지만 취업이 늦었던 나는 가장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생존 전략을 무시할 용기도, 열정도, 자신감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사실 하고 싶은 것도(꿈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기술도 없는) 없는 이에게 가시적으로 생존의 무게를 이겨낼 수단을 제공하는 ‘직장’의 유혹은 쉽게 거부할 수 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직장과 종속적 관계 맺는 순간, 거인이 자리하기를 기다려온 마음 속 광야를 지독한 현실주의자에게 헐값에 팔아버린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을 자각하지 않는다면 현실주의자의 지독한 악취는 점점 몸과 마음을 물들이고 어느덧 우리에게 주어진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은 지배자에 맞게 쪼그라들고 일그러져 갈 것이다.


직장 그 자체가 또는 경제적 도구로서의 목적만을 가진다면 그것만큼 불쌍하고 비참한 삶도 없을 것이다.


당신은 어떠한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