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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an 11. 2021

나는 보았는데..

아치스 국립공원


아치스는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압도적이다. 옛날 옛날 우리가 숫자 가지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옛날에 여기는 깊은 바닷속이었다. 바닷물이 증발하며 침전물과 소금이 쌓였다. 

빗물이 바위 사이로 흘러 들어가 그 안에 있는 소금을 녹이고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여 만들어낸 거대한 조각품이다.

자연 아치라는 이름이 붙으려면 뚫린 곳의 한 부분이 3피트(약 1미터)를 넘어야 한다.

아치스 국립공원에는 2000개 정도의 자연 아치(Natural Arch)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긴 것이 랜스캐이프(Landscape Arch) 아치이다.

국립공원 안내서에는 306피트라고 하고 자연아치협회에서는 290피트라고 한다. 약 88.4미터나 된다.

이래도 저래도  세계에서 가장 긴 아치다.





Courthouse Tower, 월 스트리트.

법원이라는 이름이 있어 높게 서있는 세 사람이 법관인가 했더니 

"Three Gossips"이다. 소문 퍼트리는 세 사람.

법 보다 무서운 게 소문 퍼트리는 사람인가 보다.


이집트 여왕의 머리처럼 생겼다.

오랜 세월 자연은 바위에 별걸 다 만들어 놓았다.




랜스캐이프 아치의 가장 가는 부분은 1.8미터다. 아직은 위용을 뽐내며 서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예전에는 아치 아래로 걸어갈 수도 있고 저 위로 올라갈 수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안전을 위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1991년 9월 오른쪽 아랫부분  180톤이나 되는 바위판이  떨어졌다. 떨어진 부분의 상처가  아직도 선명하다.

 1995년에도  47피트의 바위판이 떨어졌다. 모리슨이라는 사람은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다 사진을 찍었다.

스위스에서 온 여행객은 비디오로 찍었다.

순간을 보고 찍었을 수는 없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바위가 떨어졌을 것이다.

사람들은 천둥이 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더블오 아치를 가려면 이런 다듬어지지 않은 트레일을 올라가야 한다.

내 실력으로는 불가하다.

힘들이지 않고 올라갔다 오는 사람들이 부럽다.

젊은이가 언제나 부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럴 때는 좀 부럽다.


윈도 아치는 나도 올라갈 수 있다. 


해 질 때 윈도 아치는 황금빛으로 빛나 장관이다.






델리키트 아치(Delicate Arch)

델리킷 아치는 늦은 오후에 가면 해가 안 비쳐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

해 뜰 때, 아니면 정오까지는 가야 잘 볼 수 있다.

2007,2008,2009년에 왔을 때는 이 아치를 멀리서만 보았다.


올라가는데 자신이 없으면  델리키트 아치 주차장에서 가던 방향으로 1마일만 더 가면 멀리서 바라만 보고 올 수도 있다. 처음 세 번 왔을 때까지 나도 여기서 바라보았다. 다른 곳을 다 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왕복 3마일을 걸어 올라와야 볼 수 있는 여기까지 오기가 힘들었다.


델리키트 아치 가는 길은 험하지는 않지만 

바위산이라서  여름에는 덥고 힘들다.


옆모습


유타주의 상징답게 웅장하게 잘 생겼다.

자연은 어떻게 저런 일을 해 놓았을까?




또 다른 아치가 있어 힘들게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Delicate Arch가 내려다 보인다.

아치 속에서  아치를 내려다본다.

호기심에 올라가서 잘 보긴 했는데  내려갈 일이 좀 걱정된다.

언제나 올라갈 때 보다 내려갈 때가 더 무섭다.

저기서 논스톱으로 구르면 낭떠러지인데..



아치 밑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옆에서 기다리다가 앞의 사람이 나오면 아치 아래로 가서 사진을 찍는다.

천천히 움직여도 뭐래는 사람 없으니 자기 차례가 되면 충분히 즐기고 나오면 된다.


아치 밑에서 이렇게 점프를 해도 좋고 

어떤 이는 물구나무서기를 하기도 한다.

 


 


유타주의 상징 델리키트 아치 아래 서 보았다. 수많은 아치가 오늘도 생겨나고 무너진다.

 왼쪽 중간 부분이 위태로워 보인다. 얼마나 더 오래 버틸지. 나는 보았지만 장래에 오는 사람들은 사진으로만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몇 천만년이 걸려 만들어졌지만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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