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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an 24. 2021

조화로운 삶(Living the Good Life)

스캇과 헬렌 니어링이 실던 집

내가 아주 좋아하고 존경하는  부부가 있다.

나이는 스무 살이나 어리지만 책을 많이 읽고 생각과 행동이 신중하면서도 사랑스러워 가까이 지냈는데 

 어느 날 나에게 헬렌과 스캇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이라는 책을 선물했다.




1932년,  미국의 대 공황 때 50살이 넘은 전직 교수였던 스캇과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스무 살 아래의 헬렌은 도시생활을 접고 버몬트의 시골로 들어가 먹을 것은 자신들이 농사짓고 현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풍 시럽을 만들며 "조화로운 삶"을 살았다.


"삶을 넉넉하게 하는 것은 소유와 축적이 아니라 희망과 노력이다."


"당신의 수입 안에서 생활하라, 얻은 것보다 적게 써라. 쓴 만큼 지불해라."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그것으로 무엇을 하였느냐가 중요하다"


"생활의 질을 높이려 하지 말고 삶의 질을 높여라."


버몬트농장 부근이 갑자기 개발되어 부동산 붐이 나고 복잡해지자 메인으로 이사했다.

100세가 되어 죽음이 가까워진 것을 느낀 스캇은 스스로 곡기를 끊고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죽음 지침서에는 

"병원에 가지 말고 의사를 부르지도 말라.

되도록 빠르고 조용하게 가고 싶다. 주사, 심장충격, 강제급식, 산소 주입을 하지 말라.

죽음도 경험이다. 그 과정을 느끼도록 진통제나 마취도 하지 말라.

목사나 종교인을  부르거나 장례식을 하지 말고 

내 친구들이 나에게 작업복을 입혀 아무 장식도 없는 나무관에 넣고 

화장해서 스피릿만이 바라보이는 우리 땅의 나무 밑에 뿌려주길 바란다."



나도 때가 되면 이렇게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케이디아 국립공원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들렀다.

버몬트주에서 이사와 살던 돌집

이 부부가 집을 지은 네가지 원칙

1. 모양과 기능을 모두 따져 집의 구조를 결정한다.(공간이 제대로 배치되면 좋은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2.집은 주변과 조화를 이루어야한다.(오래된 시골집은 자기를 내 세우지 않는다.)

3.되도록 그 고장에서 나는 재료를 써서 짓는다.

4.집의 생김새는 그 안에 사는 사람을 표현해야하고 그 집으로 집 주인의 성격을 알 수 있어야한다.

법정스님의 빠삐용 의자가 생각나는 의자.

피놉스콧 만이 내려다 보이는 창문.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172페이지에 여기 앉아있는 부부의 사진이 있다.

그들의 손때가 묻은 책들

100살까지 자신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존경스럽다.

-해마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여가시간을 정했다. 여가는 연구,여행,글쓰기,대화,가르치기다.-

-우리집은 늘 열려있어서 누구나 찾아와 함께 먹고 잘수 있었다. 사람들은 며칠동안 묵기도했고 몇주 또는 그보다 더 오래 머물기도했다. -

사람들과 모여 토론하던 방

누구나 평등한 입장에서 토론하도록 만들었다. 토론할 사람은 없지만 한번 앉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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