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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an 25. 2021

스물네 명의 아이를 잃고

천명이 넘는 아기를 두 손으로 받아 낸 어떤 엄마

스모키 마운튼에서 불루리지 파크웨이를 한참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블루 리지 파크웨이에서 가장 높은 고개가 나오고

한 40분쯤 더 북쪽으로 달리면



마일 포스트 189번 길가에 작은 통나무집이 보인다.



그냥 휙 지나갈 만한 동네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끌려 잠시 차를 세우고 가까이 들어가 보았다.




링컨 대통령의 생가 만한 작은 집이다.



설명서를 읽어 보고 "세상에 이런 엄마가.."


이 동네 사람들이 "올리나 아줌마"라고 부르던 이 여인은 1837년 태어나 열여섯 살에 시집을 갔다.

 24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24명 모두 사산을 했거나 유아기를 넘기지 못했다, RH혈액형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 산동네에서 남편과 농사를 짓던 아줌마는 50세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이웃의 여인들이 아이를 낳는데 의사가 없었다.

지금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산파"라고 불리던 아기 낳을 때 도와주는 일이다. 정식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이 분은 1939년 102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1000명이 넘는 아기를 받아 내었다.  놀라운 건 이 분의 실수로 단 한 명의 산모나 아기가 사망한 일이 없다는 거다. 스물네 번 출산을 해서 스물네 번 아이를 잃어 본 경험 때문이 아니었을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밤이나 낮이나 부르기만 하면 말을 타고, 아니면 걸어가서 아기를 받았다.

산모에게 친절하고 두려워하는 산모를 안심시키는 일을 잘했다고 한다.


이 분이 처음 일을 시작했을 돈도 받지 않았다. 

돈이 없는 사람은 먹을 것이나 다른 물건을 주기도 했다, 나중에는 1불에서 6불 정도 받기도 했다

이 분은 받은 것들을 이웃이나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유모어 있고 씩씩하고 욕심 없이 남을 위해 주던 아팔라치안의 강인하고 전설적인 산파로 기억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24명 아이를 모두 잃고

1000명이 넘는 남의 아이들을  받아낸  올리나 퍼켓 아줌마가 자신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받아 낸 아기를 안고 있다.

내가 미국을 돌아다니며 본 사람들 중 가장 존경스러운 분이다.


오늘,

하나 낳아 기르기도 힘들다고 아이를 낳지 않는 세상인데  

이 할머니를 보며

둘 낳아 키우며 힘들다고 했던 나를 돌아보고

여섯을 낳아 97세로 돌아 가실때까지 모두 간직했던 강인했던 나의 엄마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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