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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an 27. 2021

강물의 반격

Salton sea, California

내가 얼마 전까지 살던 윈체스터 우리 집에서 10번 고속도로로 한 시간 반쯤 가면  팜스프링을 지나고 왼쪽에 죠슈아 트리 국립공원이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솔튼 씨(Salton Sea)가 나온다.

캘리포니아 제일 남쪽, 멕시코 국경 근처에 있는 Salton Sea는 바다처럼 넓고 

바닷물보다 더 짠물을 담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제일 큰 호수다. 


100여 년 전까지 이곳은 바다 표면보다 낮은 거대한 사막의  분지였다. . 이 근처 임페리얼 벨리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콜로라도 강에서 물을 끌어 오려고 운하를 팠다. 

비가 아주 많이 내린 1905년, 콜로라도강이 넘쳐 18개월 동안 이 분지로 콜로라도 강물이 흘러 들어왔다. 

사람들은 사막에 흘러들어온 강물을 기적처럼 받아들였다. 휴양지를 만들고 호숫가에 호화 별장을 짓고 보트놀이와 낚시를 즐겼다. 

봄, 가을이면 남쪽으로 가는 철새와 북쪽으로 가는 철새의 쉬어가는 곳이 되어 온갖 새들을 볼 수 있었다. 

운하는 막히고 더 이상 물이 흘러들어 오지 않았다.

1950년 60년대 화려한 휴양지였던 이 곳은 지금은 유령도시가 되었다. 고여있는 물의 염도가 높아져 일 년에 360만 톤의 소금이 쌓인다고 한다. 물고기가 사라져 가고 쉬어가던 새들도 줄어들었다. 


펠리컨은 참 신비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애들이 아기가 어디서 오느냐고 물으면 부모들은 

펠리컨이 보자기에 싸서 입에 물고 가져다준다고 말했었다.

요즘은 교육적으로 옳지 않다고  그런 얘기는 잘  안 하는 것 같다. 



서로 다른 종류의 새들이 사이좋게 놀고 있어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였다.

이 호수가 그렇게 심각하게 앓고 있는지 몰랐다.

   2010년에 갔을 때만 해도 새들도 많이 볼 수 있었고 냄새도 나지 않았다.

모래사장에는 꽃도 피어있었지만.

   조금 떨어진 해변에 물고기들이  죽은 채 말러 있었다.

San Andreas Fault남쪽 끝인 이곳에서 알지 못하는 생태계의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좀 불길한 느낌이 들었었다.


 지난주에 어느 뉴스에서 이곳이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뜨거운 사막의 열기로 고여있는 물은 점점 줄어들고 염도는 더 높아졌다.  물고기가 살 수 없게 되었다.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말라버린 호수 바닥에서는 미세먼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난 몇년 사이 쉬어가던 새들도 90% 줄어들었다고 한다. 강물은 흘러 들어오지 않고 주변 농장에서 농업용 폐수가 흘러 들어와 그 먼지에는 독성이 있어 이 주변의 주민들이 폐질환과 알레르기 관련 질병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미세먼지가 주변에 있는 도시로도 퍼져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로스 엔젤레스와 샌디에이고가 그리 멀지 않다. 주민들도 떠나고 무너져가는 빈집들이 늘어났다. 호수 주변의 마을은 유령도시처럼 변해가고 무정부 상태처럼 보인 다고도 했다. 

로또에 맞으면 더 행복해질 줄 알지만 큰 로또를 맞은 사람들이 거의다 전 보다 불행해진다고 한다.

백 년 전 메마른 사막에 강물이 넘쳐 들어와 호수를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로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 일을 '옷장 안의 해골'이라고 표현했다. 

자연의 반격은 앞으로 더 많이 더 여러 곳에서 일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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