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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더 신비하게 나오는

앤텔럽 캐년

by 질경이

호스 슈 밴드(Horseshoe Band)에서 나와 98번 동쪽 모뉴먼트 밸리 쪽으로 5마일 정도 가면

Upper Antelope Canyon이 있다.

나바호 원주민의 보호구역이라서 개인은 들어갈 수가 없고 그들의 안내를 받아야만 한다.


사막에 갑자기 비가 내리면 애리조나의 모래 바위가 비에 녹아내린다

왕 모래를 잔뜩 실은 빗물이 좁은 바위 사이를 빠른 속도로 흘러 내려가며 만들어 놓은 작품이다.

이곳은 나바호 사람들에게는 성전이라 했다.

그들은 이곳을

"Tse bighanilini" 라고 부르는데

그 뜻은 "바위 사이로 물이 흐르는 곳(The place where water runs through rocks)."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바위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성당의 스테인드 그라스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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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사이로 걸어 들어가면

사진작가들이 삼각대를 세워놓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해가 가장 높이 떠 있을 때가 가장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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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년의 반대쪽 입구

여기서 여름철에 소나기 빗물이 흘러 들어가 만들어 놓은 작품이다.

빗물이 어떻게 저런 조각을 할 수 있을까 믿기 힘든데 지형상 비가 조금만 쏟아져도 이리로 몰리게 되어있다.

실제로 1997년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에 아랫쪽 (Lower antelope canyon)에서 관광객 11명이 사망한 일이 있다.


겨울에 갔을 때는 빛이 넉넉하지 않아 노출시간이 길어지니 손이 흔들린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계절에는 사람들에게 밀려 걸어 다녀야 하기 때문에 삼각대를 세워 놓는 것이 미안할 지경이지만 겨울 시즌에는 인적이 드문 대신 빛이 약해 삼각대를 쓰면 더 좋은 사진이 나올 것 같은데.

용기 없는 나는 삼각대를 쓰지 못했다.

여행을 준비하며 이번에는 한번 시도해 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는데 전문 사진가도 아니면서 이 나이에 남들에게 민폐가 될까 봐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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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까지 긴 모래밭을 뚜껑 없는 트럭을 타고 들어갔다.




3월 15일 에서 10월 7일 사이에는 빛 한줄기가 바닥까지 내려와 빛이 좋으나 사람들이 너무 많고

겨울에는 한적 하나 빛이 약하다


집에 와서 컴퓨터에 사진을 넣고 다시 본다.

삼각대를 쓰지 않았어도 사진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도 내 눈에는 여전히 신비하다. 빛의 장난으로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사진이 더 잘 나오는 대표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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