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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Feb 26. 2021

1번 길위에서(4)

무관의 제왕이 살던 성(Castle) 허스트 캐슬

빅 서에서 남쪽으로 1번 길을 따라 내려가면 샌 시미언(San Simeon)이라는 바닷가 마을에 허스트 성(Hearst Castle)이 있다 

"신문 왕"이라 불리는 윌리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는  어렸을 때 그의 아버지가 소유하고 있던 이 곳에 오면 텐트를 치고 놀며 지냈다고 한다. 


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신문사를 운영하며 선정적인 옐로 저널리즘으로 크게 성공하고 나서는 텐트가 불편하였는지 와서 쉬기에 편한 별장을  이 땅에 짓기로 했다. 

집이 얼마나 편하고 좋았는지 이 집을 방문한 영국 작가 버나드 쇼가

 ' 신(God)에게 돈이 있었다면 집을 이렇게 지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줄리아 모건이라는 여성 건축가가 설계했고 1919년에 시작해서 1947년까지 짓고 고치고 하다

결국 끝을 못 내었다고 하니 주인의 취향이 까다롭던지 변덕이 심하였던가보다. 

전체적인 느낌은 스페인 풍이다 그가 스페인 남부의 Ronda에 갔을 때 그곳의 천주교 성당의 아름다움에 반해 이 집의 본관을 이렇게 지었다.. 



로마에서 사원을 통째로 뜯어와 만든 넵튠 수영장( Neptune Pool )은 세 번을 뜯어고쳐 완성되었다.

여기서 수영하면  로마 황제가 된 느낌이 들까? 지금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 소유인데  얼마의 돈(내 게는 꽤 커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을 내면 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유명인사들이 이 집에서 초대해 주기를 기다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귀한 손님에게는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무르도록 해 주었다.

윈스턴 처칠, 미국 대통령 쿨리지 , 찰리 채플린, 클락 게이블 등이 있다. 

그 당시 할리우드에는 허스트 캐슬에 갔다 온 사람과 갔다 왔다고 말하는 사람, 

두 종류의 사람이 있었다고한다.


  집안 곳곳에 무섭게 생긴 것들이 인상을 쓰고 있다. 지켜야 할 것이 많은 모양이다.

물을 뿜어내는 괴물(?)


심지어는 이집트의 신까지 동원되었다


 이렇게 호화로운 방이 56개, 화장실이 61개나 된다. 이렇게 방이 많아도 그의 부인은 단 한번도 오지않았다.


그의 침실은 3층에 있는데 그가 신문사를 그만두고 이 집에 와서 살기 시작했을 당시 오르내리기가 힘들어 게스트하우스의 작은 방을 침실로 썼다고 한다. 그는 84세에 애인 마리온 데이비스와 함께 이 집을 떠나 로스앤젤레스로 가서 살다 1951년  88세로 사망했다. 38년을 허스트 캐슬의 안주인 역할을 했던 마리온 데이비스는 가족들의 거부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그는 남북전쟁 중 태어나 전쟁마다 특수를 누렸고  한국전쟁 중 사망했다.




Hollywood의 유명인사들과 처칠, 루스벨트 같은 정치인들이 와서 식사했다는 Dining Room에는 세계에 몇 남아있지 않은 예술품 태피스트리가 있다. 프랑스혁명과 1차 대전 후 현금이 필요한 유럽에서 귀한 예술품들이 미국으로 팔려왔다. 이 집을 장식한  예술작품들이 거의 그렇게 구입한 것이라고 한다.


  1930년대 미국의 경제공황으로 허스트씨가 파산위기에 있을 때 그의 소장품들을 많이 팔아 빚을 갚았다.  마리온 데이비스의 보석과 주식까지 팔아야 했다..


화려함의 극치 실내 수영장은  바닥이 금박이다. 이태리의 뮤라노라는 곳에서 가져온 타일을 5년 동안 하나 하나 손으로 자르고 붙여 만들었다. 


1951년 그가 죽은 후 이 집은 자손들에게 상속되었으나 자손들이 캘리포니아 정부에 헌납하였고

지금은 국립 역사 기념물(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되었다

태평양 해안을 따라 1번 길로 가다가 "아, 이렇게 살던 사람도 있구나"하는 마음으로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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