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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Aug 25. 2020

하루가 꽃처럼 피어난다

킹스 캐년 국립공원

하루하루가 꽃처럼 피고 진다.

소리 없이

힘들이지 않고..

-죤 뮤어-



해 뜨는 걸 보려고  파노라믹 뷰포인트로 갔다.




하루가 꽃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차를 세우고 400미터 정도 걸어 올라가면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보이는 뷰 포인트가 있다.



저 아래는 보이는 호수에는 물안개가 덮여있다.


아침 햇살이 킹스 캐년이라는 거대한 꽃을 활짝 피게 했다.



아침을 먹으러 나온 사슴을 만났다.

낯선 사람을 보아도 놀라지도 않는다.


킹스 캐년 국립공원은 세코이아 국립공원의 북쪽에 있다.

많은 경우 같이 함께 이야기해서 한 개의 국립공원으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두 개의 각각 다른 공원이다.

킹스 캐년은 세코이아 국립공원이 지정된 지 50년 후인 1940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 의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킹스 캐년 국립공원에도 거대한 나무들의 숲이 있다.

1800년대 말 서부개척의 열풍이 몰아칠 때 이 곳에서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을 다 내 보내고 영업을 하던 건물들도 없애고 다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려놓았다. 지금 우리가 가서 이런 원시람을 그대로 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이런 일을 이루어 놓은 선구자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세코이아 국립공원에 제네랄 셔만이 있다면 킹스 캐년에는 제네랄 그랜트가 있다.

미국을 상징하는 크리스마스트리이고 참전용사를 기념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제네랄 셔먼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이나무는 

둘레 33미터,  20명이 손을 잡아야 둘러쌀 수 있다.

나이는 1700살.

이 나무의 부피가 얼마나 되는지 상상이 안 간다면.


만일 이 나무가 자동차의 가스통이고 한 갤론으로 25마일 가는 차라면..

이 만큼의 휘발유로 지구를 350바퀴 돌 수 있다고 한다.




키가 268피트(81.6미터)이다

사진기에 다 안 들어왔다.




백 년 전에 넘어진 나무속에서 사람들이 나온다.





이 넘어진 나무를 1891년에서 1931년 군대가 주둔했을 때 마구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안에서 살던 말이 몇 마리냐면... 32마리.

미국 독립기념 100주년이 필라델피아에서 열렸을 때 여기 있는 나무를 한 도막 잘라 가지고 가서 전시를 했는데 그 당시 동부 사람들의 반응이..

"서부 사람들의 사기극" 이라며 믿지 않고 비웃었다고 한다. 


거대한 나무들의 숲을 보고 킹스 캐년을 가로지르는 180번 길을 끝까지 가 보기로 했다.

가던 길에서 오른쪽으로 잠시 들어가면 아침에 산 위에서 내려다 보이던 흄 호수가 있다.

호수가 크지는 않지만 바로 옆에 조용하고 시설 좋은 캠핑장이 있다. 다시 오게 된다면 머무르고 싶은 캠핑장이다.



다시 180번 길로 나와 동쪽을 향해 간다.

킹스 캐년에 세 번을 왔어도 나무만 보고 갔지 왜 캐년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에 여기가 왜 캐년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산에는 야생화가 만발했다

노랑꽃과 분홍꽃들이 한국의 개나리와 진달래를 연상시켰다.

산 모양과 꽃들이 한국의 산 같아 더욱 좋았다.



이렇게 아슬아슬한 절벽의 아래에는 보기에도 시원한 눈 녹은 물이 꽐꽐..



물살이 세니 가까이 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여러 군데 붙어있다.

몇 번이나 차를 세우고 물의 소리를 즐겼다




180번 길이 끝나는 곳에 줌왈트 메도우가 있다 



여긴 강이 넓어 강물이 조용히 흐른다.



물이 길로 넘쳐 징검다리를 건너야 했다.



산과 초원을 바라보며 쉬라고 편한 의자도 만들어 놓았다.



길에서 바로 보이는 그리즐리 폭포.



나는 젖을까 봐 가까이 가지 못했는데 젊은이가 용감하게 들어가 사진을 찍고 있다.




180번을 가다 보면 잠시 공원 밖으로 나갔다 다시 공원으로 들어오는 곳에 간판을 세워 놓았다.

요즘 새로 만든 국립공원 간판은 현대화 같다.

예전 것 보다 세련되고 멋있다.


국립공원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죤 뮤어다.

공원 안에 있는 이 호텔에는 그의 이름이 주어졌다.

그의 이름에 어울리게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친 환경스럽다.

방은 34개밖에 안되어 예약하기가 좀 힘들어도 조금 일찍 준비하면 방을 얻을 수 있다



아침 식사는 예약할 때 먹겠다고 한 사람들에게 만 제공한다.

무조건 많이 만들어 놓고 남아서 버리는 것을 최소화해서 좋다.

커피와 함께한 아침식사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좋았다.


-세코이아만큼 수세기 동안 이 세상을 내려다본 나무는 없다.-

-죤 뮤어-




-내가 산에 들어왔다

이제는 산이 내 안에 있다-


자연을 좋아해서 자연에 들어와 살다 평생을 자연보호를 위해 산 죤 뮤어가 식당의 벽난로 위에 앉아있다

식당 같지 않고 가정집 거실 같은 방에서 누구나 서로 인사하고 여행에 관해 이야기했다.

벽난로 앞에 앉아 있던 여인은 남편과 아들과 같이 왔는데 자신은 많이 걷지 못해 

그들이 트레일 할 동안 호텔에서 책 읽고 쉰다고 했다.

파노라믹 뷰 포인트에서 만난 젊은이는 아버지와 같이 왔는데 아버지는 아직도 자고 있고 

아들은 새벽에 해 뜨는 걸 보러 다녀왔다.



이 호텔 목욕실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물 아끼기의 일환으로 샤워를 5분 안에 해 봅시다."라는 설명서와 

작은 모래시계가 샤워실에 붙어있다.

해 보니 정말 아무 문제없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죤 뮤어의 이름에 걸맞은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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