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츄라에서 배를 타고 채널아일랜드로 가면
산타바바라에서 다시 1번 길을 따라 남쪽으로 30분쯤 가면 벤추라(Ventura) 항구가 있다. 그곳에는 채널 아일랜드(Channel Island) 국립공원으로 가는 배가 있다.
배에는 혼자서 캠핑 가는 사람도 있고 여럿이서 카누나 카약을 타러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혼자 가는 여자에게 가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으니 낮에는 책 읽고 밤에는 별을 볼 것이라고 했다.
진한 파란 물결을 가르는 하얀 물살을 바라본다.
바다 위를 달리니
더위가 확 달아난다.
이 친구들은 참 시원하겠다.
섬에 도착해
체력이 되는 사람들은 카약을 타며 더위를 식힌다.
이런 곳에 오면 잠시 젊은이들이 부럽다.
수영도 못하고
카약도 안 되는 나는 걸었다.
트레일 옆에 꽃들이 있어 다행이다.
4시간짜리 트레일을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올 때쯤
카약을 탄 사람들도 돌아왔다.
바닷가 돌멩이에 앉아 땀을 식히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눈 앞에 메롱 하며 물개가 나타났다.
스노클링을 즐기는 아저씨도 있다.
오후 4시
아침에 우릴 내려놓고 갔던 배가 데리러 왔다.
아침에는 갑판에 앉아있다 물벼락을 맞은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선실에 들어가 앉았다.
조금 있다 선장이 흥분된 목소리로 돌고래가 나타났다고 방송을 한다
돌고래들이 바로 옆으로 헤엄쳐가는 진귀한 광경을 만나다니..
선장도 흥분해서 이렇게 많은 돌핀 떼를 만나는 건 참 귀한 일이라고 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아
이 그룹은 100마리가 더 될 것이라 했다.
전에 알래스카 갔을 때는 30미터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법 때문에 가까이 가지 못했는데
여긴 그런 법이 없는 건지
선장이 손님들을 위해 법을 어기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가까이서 뛰어오르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배가 몹시 흔들려 그렇게 드라마틱한 장면은 잡지 못했다.
가던 항로를 이탈해 한참을 같이 달리며 실컷 보게 해 준 선장이 고마웠다.
파도는 아침보다 더 높아 뱃전을 때리고 배는 바닷물을 뒤집어쓴다.
잠시 더위를 잊기에는 최고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