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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May 04. 2021

발전과 보호 사이에서

인디애나 듄스 국립공원

이 국립공원은 조각조각 잘라져 있다. 거대한 미시간 호숫가의 34 킬로미터 되는 모래더미를 보호하려고 지정한 국립공원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있다. 한 곳을 보고 공장지대를 지나 또 다른 곳을 봐야 했다.  


 1916년 미국에 국립공원 제도가 생긴 직 후 국립공원 책임자였던 스티븐 마사가 이곳에 왔었다. 그때 거의 국립공원으로 지정 될 뻔 했는데 일차 대전이 일어났다. '모래언덕을 살리자' 보다 '나라를 먼저 살리자' 사이에서 군수산업 업체였던 회사들이 이겼다. 제철소, 발전소, 유리공장들이 들어왔다. 

전쟁이 끝나니 경제 대공황이 왔다. 국립공원을 위한 자금을 모을 수 없었다. 많은 양의 물과 운송이 필요한 철강회사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보호주의자들 간의 의견 대립으로 100년간의 갈등 끝에 2019년 6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아주 오래전에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여기서 사냥을 하러 다녔다.

그들은 1800년 대 까지 국가를 만들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각자 먹고살았다.

1800년 후반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주해 왔다. 국가가 없어 함께 싸울 힘도 없던 그 사람들은 서쪽으로 밀려났다. 

모래언덕은 지반이 약해 쉽게 무너진다. 나무의 뿌리도 바람에 모래가 날아가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죽는다. 

모래사장 저 끝에 공장이 있고 오른쪽 수평선 끝에 시카고가 보인다.

여기도 한때 시카고처럼 큰 도시를 세워 보려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해 폐허가 된 곳이 드문드문 보인다.

내 친구 설희가 살아 있다면 시카고까지 갔을텐데 이번에는 시카고 쪽을 한참 바라보다 그냥 돌아 왔다.


이 호수는 물색은 시시 때때 변한다.

폭풍이 몰아치는 날은 호수 바닥의 흙이 올라와 회색이 되고 

해가 있는 날은 프랭크톤의 엽록소 때문에 녹색이 된다.

맑은 여름날은 파랗게 반짝이고

비가 내리면 육지에서 오염된 흙과 물이 흘러들어와 갈색이 된다.


모래언덕은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꽉 차있다. 

호수 쪽에서 부는 바람에 모래가 날려 벤치의 다리가 묻혀버렸다. 잔잔하기만 할 것 같은 호수도 화나면 무섭다. 커다란 배도 엎어 버린다.


호수에서 100미터만 걸어 나오면 모래는 없고 걷기 좋은 나무 숲이 나온다. 




첫날 국립공원 사무실에 가서 미국의 국립공원을 완주했다고 하니 증명서를 기재할 사람이 없다고 다음날 오라고 했다. 다음 날 손글씨를 아주 예쁘게 쓰는 이 직원이 정성껏 써주며 축하해 주었다. 


P.S  인디애나 듄스 국립공원이 생긴 이후 뉴 멕시코의 화이트 샌드가 국립공원으로 승인되었고 2021년 웨스트 버지니아의 뉴리버 고지(New River Gorge national Park) 국립공원이 63번째로 승인되었다. 화이트 샌드는 여러 번 가 보았고 새로 생긴 뉴 리버 고지는 다음 달에 가 볼 예정이다. 그래서 지금은 국립공원을 완주했다고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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