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횡단과 여행
네브래스카의 서쪽 끝에서 시작한 옥수수 밭은 아이오와를 지나 일리노이 주에 까지 이어진다.
미국 땅을 돌아다니며 참 넓고 풍요롭다는 것을 언제나 느낀다.
농기구가 발달되어 드 넓은 밭에 일 하는 사람 하나 안 보인다.
추수 때가 되면 기계가 옥수수를 따고 줄기는 잘라 거름으로 쓸 것과 사료로 쓸 것을 구분한다고 한다.
그 모든 일이 기계가 한 번 지나가는 것으로 다 해결된다니 인디언의 지혜는 쓸 일이 없어졌다.
아마나 콜로니를 나오는데 구름이 밀려와 서둘러 고속도로 쪽으로 향했다.
한적한 국도에서 홍수를 만나면 더 위험하다.
아마나 마을에서 추천한 워스트 대신 고속도로 근처의 멕시칸 음식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30년 전 대륙횡단을 할 때는 미국의 동쪽 절반에서는 히스패닉이나 멕시칸 레스토랑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우리 네 식구가 식당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시에 쳐다봐 민망스러울 지경이었다.
30년 사이 미국도 많이 변했다.
아이오와를 지나 이젠 일리노이로 들어간다.
일리노이 안내 센터에서 바라본 미시시피 강.
미국을 남북으로 가르는 저 강은 2300마일을 가서 뉴올리언스에서 걸프 해를 만난다.
구불구불 흘러 내려가며 퇴적층을 만들어 땅이 비옥하다. 수 천년 전부터 이 비옥한 강 주변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람들이 살아왔다.
남북전쟁에서 북군(Union)이 이 강을 장악해 승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면에서 중요한 강이다.
가뭄으로 공공장소에서 잔디를 없애가는 캘리포니아에 비하면 파란 잔디가 반갑고 아름답다.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여기서 살다가 세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링컨, 그란트, 오바마 대통령. 링컨은 켄터키에서 오바마는 하와이에서 태어나 일리노이 상원의원을 하다 대통령이 되었다.
비가 오는 곳을 빠져나와 일리노이를 지나며 어딜 보고 가나.. 생각하는데
레이건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안내판이 고속도로에 서 있다.
고속도로에서 내려 시골길을 달렸다.
로날드 레이건은 미국의 40대 대통령이다. 내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1981년부터 1989년까지 8년 간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인플레이션도 잡고 국민 총생산도 올려놓아 백악관을 떠날 때 국민 68%의 지지를 얻었다. 임기가 끝날 때 국민 지지율이 그 정도로 높았던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빌 클린턴뿐이다.
영화배우 출신 부부답게 대단히 화려해 보이는 대통령이었다.
고속도로에서 내려 옥수수밭을 한참 지나 안내 표시가 끝나는 곳에서 내가 속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초라했다.
간판도 참으로 볼품이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 여기가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 맞느냐고 물어보았다.
직원이 웃으며 맞다고 한다.
아래층에는 그의 사진들이 싸구려 액자에 전시되어 있다.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날 이 건물 위에 쌍 무지개가 떴다고 한다. 그는 이사진을 좋아해 임기 동안 집무실에 걸어 놓았다고 한다.
그가 태어난 방.
그가 태어나기 전 날 밤 눈이 10인치(25센티)나 내려 의사가 왕진 오기가 힘들어 난산을 했다고 한다.
태어날 때 그는 그 당시로는 드물게 4.5킬로가 넘는 거대한 아이 었다.
아버지는 세일즈맨이었고 어머니는 피아노 선생이었다.
그의 가족이 살 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웃들의 증언으로 가장 비슷하게 꾸며 놓았다고 한다.
냉장고.
매일 아침 창밖에 그날 얼음이 얼마나 필요한지 종이에 써서 문밖에 걸어 놓으면 얼음 장사가 배달해 주었다.
아마나 냉장고보다 좀 형편이 좋다.
파리채와 카펫 먼지 터는 것, ,
빨래판
여름에는 집이 더워 밖에서 음식을 만들었다.
그의 가족이 살던 아파트 아래층은 은행이었다.
모든 것을 손으로 써서 일을 했다.
누가 며칟날 얼마 입금하고 얼마 출금했는지 다 나온다.
어느 날 강도가 들어 금고에 총질을 했다.
금고에 달린 알람 시스템. 소리가 무척 크다고 들려 주지는 않았다.
집은 초라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은 대단했다.
돌아서 나오는데 건너편 건물에서 레이건 부부가 바라본다.
사족 하나..
몇 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재임 중 단체로 포항에 있는 그의 유년시절 집을 갈 기회가 있었다.
그 분위기와 너무나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