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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Oct 15. 2022

전화와 자동차의 속도

 

 네바다주의 일라이(Ely)를 출발해 93번 북쪽으로 가다 Wendover에 있는 파일럿 주유소에서 가스를 채웠다. 스마트 폰으로 검색하면 근처의 주유소와 가격이 다 나와 정말 편리하다.

예전에 스마트 폰 없을 때 주유소를 찾다 가스가 다 떨어져 당황했던 일이 몇 번 있었다. 1986년에 지도 한 장 들고  어떻게 대륙횡단을 했는지  생각이 안 난다.


 80번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바로 유타주가 시작된다.  유타주의 경계에서부터 소금밭이 펼쳐진다.

 몰몬교도들이 동부에서 이단이라고 박해를 받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서쪽으로 와서 정착해 이룬 유타주이다.

그 당시에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쓸모없는 땅이었다.


첫 번째 휴게소(Rest Area)에 차를 세웠다.

휴게소가 참 특이하다.

소금밭의 열기 때문인지 주차장에 지붕이 있어 그늘을 만들어 준다.



흥미로운 간판이 서 있다.

1914년, 그러니까 약 100년 전에 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전화선이 유타주와 네바다 주의 경계선인 이곳 웬 도버에서  완성되었다.

네바다에서는  벨(Bell) 전화회사가, 유타에서는 산악 주(Mountain State) 전화 전보 회사가 이곳에서 만나  마지막 선을 연결시켰다.

이로써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내게 더 흥미로운 것은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정장을 했다는 것..

전화는 그 후로 많은 진화를 했다.


우리 집에 손가락을 끼어 번호를 돌리던 까만 전화가 들어 온건 1969년이었다.

그때까지도 전화 없는 집이 훨씬 많았다.

집에 전화가 있어도 어른들 눈치 보느라 친구들과 마음 놓고 수다를 떨 수도 없었다. 

줄 없는 코드리스 전화가 나와 집안을 왔다 갔다 하며 전화를 받게 되었을 때도 신기했다.

전화기에서 상대방이 보낸 편지(Fax)가 술술 나올 때의 놀라움도 잠깐.

휴대폰이 나와 전화를 손에 들고 집 밖에 들고 다니게 되었다.


이젠 컴퓨터가 휴대폰 안으로 들어와 못하는 것이 없다.

지금 것도 다룰 줄 몰라 헤매는데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떻게 변할지 두렵다.





소금사막 한가운데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다가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다. 남자가 스마트 폰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받지 못한 메시지를 들여다보는가 보다.




부인이 큰 소리로 남편을 부르다가 화가 나서 먼저 차로 간다...

남편은 아직도 스마트 폰과 데이트 중.

100년 전 미국의 동서를 연결시켜 준 장소에서 이 부부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보다 더 연결이 안 된다.

차 안에서 화해가 이루어 지기를...





여기는 보네빌 소금사막,

자동차로 땅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를 내서 신기록을 세우는 곳이다.

쉐비에서 만든 Bonneville이라는 차의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



1935년 영국인 말콤 캠블 경이 시속 301마일(484.598 Km)로 세계 신기록을 세운 길이다.

1965년 크렉 브리드 러브가 Sprit of America로  시속 600마일,

1970년 게리 가벨 리크가 푸른 불꽃(Blue Frame)으로  시속 622.407로 신기록을 세웠다.

비행기 엔진을 달고 특별한 타이어를 사용한다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속도이다.





이렇게 쭉 뻗어 있어 기록 세우기에 적합한가 보다.

 움직일 수 있는 속도와 진화된 통신으로 세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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