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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Oct 26. 2022

침묵의 집, 겟세마네 수도원

대륙횡단과 여행

어떤 신문기사에서  켄터키에서 해 보고 싶은 일 10가지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그중 하나가 "겟세마네 수도원에 가서 말 안 하고 지내보기"였다.

예약을 하면 수도원 안에서 먹고 자고 수도사들과 며칠 지낼 수 있다. 한국의 템플스테이와 비슷하다. 

"침묵은 내 안의 소리를 듣게 하고 지혜를 준다."라고 했다. 

여기서부터 침묵.   

여기서는 죽은 자도 말이 없고 산자도 말이 없다.  

성당 입구. 여기서도 침묵...  

God Alone... 

170년 전 프랑스의 타피스트회 소속 신부가 와서 세운 수도원이다.

그들의 생활지침이다. 

고독하게 살며 침묵할 때 지혜가 생겨난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자신을 거부한다.

겸손과 복종으로 자존심과 반항심을 이겨낸다.

충실한 수도원 생활로 하나님의 왕국을 지키고 온 세계사람의 구원에 힘쓴다.

수도원 생활이 곧 예수님의 몸 된 교회를 지키는 일이므로 일반적인 신부들이 하는 대외적인 봉사는 급하게 필요할 때에도 하지 않는다. 

성당 안.   

아무나 들어와 기도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앉아서 기도하고 있다. 일반인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다.

수도사들은 아침 3시 15분 모여서 첫 예배를 드리고

5시 45분, 6시 15분, 7시 30분,...  

7시 30분부터 12시 15분까지는 각자 맡은 일을 한다.

묵주나 예배용품을 만들고 치즈나 빵을 만드는 등 단순 노동을 해서  생계를 유지한다.  

소박하게 먹고 검소하게 입는다. 

하루 8번 모여 기도하고 예배드린다.

저녁 7시 30분 마지막 기도를 마치면 침묵으로 들어간다.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살겠다고 맹세한 18세에서 34세까지의 독신 남자는 일단 수도원에 들어갈 자격이 된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 서른네 분이 계신다고 한다.    

언덕 위에 십자가가 있다. 예수님이 기도하던 겟세마네 동산을 이곳에 만들어 놓았다.  

사람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데 요란한 기계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니 수도사가  풀 깎는 기계를 타고  겟세마네  언덕을 오른다.

온갖 소음에 둘러싸여 살다 잠시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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