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질경이 Nov 08. 2022

미시건 시골길

아침 일찍 행콕의 폐광을 보고 휴턴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건넜다. 

영도다리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다리이다.

가장 가기 힘든 국립공원 중 하나인 아일 로열 국립공원도 보았으니 이제는 집으로 간다.

여기서 집 까지는 한참 멀다. 가는 길에 이것저것 보면서 가면  닷새는 더 가야 한다.

예약해 놓은 곳도 없고 꼭 보아야 할 것도 없다.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가다가 쉬다가 그렇게 갈 것이다. 

호숫가에 원주민 조각이 서있다.

스모키 마운튼에 서 있는 체로키 추장과도 닮았다.

수피리어 호숫가에는 북미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았던 오지브웨족이 살았다.

그들은 수피리어 호수를 기치 가미(거대한 바다)라고 불렀고 사냥과 낚시로 살았다.

러시아와 프랑스의 모피상들에게 밀리고 결국은 보호구역으로 가야 했다. 미국은 힘없는 민족이 지키기에는  빼앗고 싶은것을 많이 가진 나라였다.  


고속도로가 아닌 지방국도를 간다.

인터스테이트 보다 느리지만 지나가는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위스콘신주로 넘어가는 경계선도 의외다.

어떻게 길 왼쪽에 환영 사인을 붙여 놀 생각을 했을까?    

여기는 헐리라는 마을 입구이다.

암 예방 행사를  맥주회사가 주관한다.  



시골길을 달리다 차를 급 정거했다... 

세상에, 내가 지금 까지 본 중에서  가장 큰  꽃밭이다.

아무도 없어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다.

"주인 있어요?"  

옛날에 서울에서 꽃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남대문 꽃 시장이었다. 마음껏 사지는 못해도 그냥 돌아다니며 냄새 맡고 구경만 해도 좋았다.

지난번 서울 갔을 때 시 부모님 산소에 가져가려고 남대문 꽃시장에 갔는데 옛날보다 그 규모가 아주 작아서 섭섭했다. 



걸어 들어가고 싶은데 밟으면 꽃대가 부러질 것 같아 참았다.  

누가 심은 것일까?

저절로 자라난 것일까.   

내가 지금껏 본 꽃밭 중 가장 크다.

오후였다면 여기서 캠핑을 했을 텐데 너무 이르다. 혹시 다음에 여길 지나게 되면 찾아가기 위해 캠핑장 이름을 찍어왔다.



넓은 벌판에 소 먹이가 김밥처럼 널려있다.

그러고 보니 점심시간이다.  




구글 맵에서 검색해 헤이워드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노르스키 누크"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노르웨이 이민자가 만든 식당이다.  


종업원들이 북유럽풍의 옷을 입고 친절하게 맞아준다.


미국 국기와 노르웨이 국기를 함께 테이블에 꽂아 두었다. 

대구 튀김과 옥수수..

이게 노르웨이 음식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집에서 유명한 것은 후식이다.

버터너트 피칸 퍼지를 주문 했는데 너무 달아 조금만 먹고 포장해서 가져갔는데 다음 날까지  

다 먹지 못하고 결국 버려야 했다.   

세인트 크로이 인터 스테이트 파크(Saint Croix interstate Park)에 왔다.

이쪽은 위스콘신주, 저 강 건너는 미네소타주다.  

트레일 하나 하고 가기로 했다.   



만년 전 빙하기가 끝나며 만들어 낸 절벽이다.  



강 건너편 미네소타에서는 유람선이 출발한다.  

공원 안의 호숫가에서 사람들이 물놀이를 한다.

한 여인이 선텐을 한다.

아이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쳐다본다.  


이 아이들은 선생님과 지질학을 공부하러 왔다.

선생님이 설명하면 사진을 찍었다.   

공원에서 나와 다리를 건너니 바로 미네소타 간판이 보인다. 


세인트 클라우드에서 일박.

작가의 이전글 모든 것을 다 내어 준 폐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