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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Nov 11. 2022

미네아폴리스의 아침

이번 여행에서 되도록 대 도시는 피해 다녔다. 세인트 클라우드로 간 것도 거기서 지방 도로로 서쪽으로 갈 마음이 있어서 그랬던 건데..

아침에 미네아폴리스 안내책자를 보다가 마음이 바뀌었다.

마침 주말이라서 다운타운에 교통체증도 없을 것 같아 동남쪽으로 조금 돌아가기로 했다.

시내에 들어가 조각 공원에 갔다.

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 만큼 한적하고 예술작품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이 조각과 비슷한 같은 작가의 작품이 로스 엔젤레스의 게티 뮤지엄에도 있다.  

이 작품 역시 게티 뮤지엄에서 본 적이 있다. 



이 분은 처음 뵙는데 상당히 고뇌에 찬 모습이다.  



스푼 위에 앵두 하나.. 

보는 각도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 같기도 하다.   

상당히 요염하다.   




조각 공원과 로링 공원을 이어주는 아이린 힉스 위트니 다리.   





로랑 공원의 다람쥐




미네소타는 다코다 인디언의 말로 "맑고 푸른 물"이다. 이 주 안에 만개의 호수가 있다.  

남한의 두배가 넘는 땅에  10분의 일도 안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대륙성 기후라서 겨울이면 영하 40도 C까지 내려가기도 하고 여름이면 영상 40도C 까지 올라간다.

혹독한 겨울을 지낸 모기들이 다시 겨울이 오기 전 한 계절 열심히 먹기도 한다.

내 얼굴은 아직도 내 얼굴이 아니다..... 호숫가의 모기들은 정말 세다... 

미니애폴리스는 다코다 말과 그리스말이 합해서  "물의 도시"라고 한다.

미니애폴리스는 미네소타의 수도는 아니지만 제일 큰 도시이다. 

 

검은 유리창에 비친 얼굴.

시내에 유명한 극장이 하나 있다. 연극이나 뮤지컬을  볼 계획도 아닌데 거기 가면 미시시피강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갔다.

여긴 뉴욕 다음으로 인구 대비  극장 좌석이 많은 주라고 한다. 문화 수준이 높다고 할까.. 



이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일반인에게는 3층과 8층만 열린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다 섰고 이 사람들이 문 앞에 있다. 

당연히 8층인 줄 알고 내리려 하니 웃으며 4층이라고 했다. 4층은 서지 않는다는데?? 했더니 자기네는 특별한 사람이란다.

특별한 사람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했더니 호쾌하게 웃으며 찍으라고 한다. 이것도 인연이다. 이렇게 행복한 사람을 만나면 한참 동안 나도 즐겁다.   

빌딩 자체가 예술이었다.  



내가 바라보는 유리에 비친 구름을 한 여자가 돌아서서 바라본다.   



극장에서 내려다본 미시시피강.   


유리에 비친 미시시피 강 



1800년 대부터 밀가루 공장과 목재업이 발달했다.

제네랄 밀스라는 회사의 본사가 여기에 있다.

미국에 살며 제네랄 밀스 제품을 먹지 않고 살 수가 없다.

골드메달 밀가루, 치리오스 시리얼, 하겐다스 아이스크림, 요플레 요구르트, 프로그레소 수프, 필스베리 케이크 믹스, 그린 자이언트 냉동 야채... 등등   


주말이라서 장이 섰다.

농부들이 농사지어 가지고 와서 판다.      

극장과 파머스 마켓이 잘 어울린다. 둘 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  



아미시 사람들이 농사 지어 온 풋마늘을 도시의 여인이 조심스레 고른다.

농사도 정성..

식 재료를 사는 것도 정성...   

마당에서 가꾼 꽃도 판다.   




염소와 닭을 파는 앞에서 꼬마가 구경한다. 



극장 앞 공연..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릴 때부터 구경 다 하고 차로 가는 이 시간까지 쉬지 않고 연주했다.

누가 듣거나 말거나 돈을 한 푼 주거나 말거나... 낮은 목소리로 북을 치며 노래했다.  



미네아폴리스를 떠난다.

언제 다시 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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