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잠만 자고 떠나려 했는데
아침에 잠에서 깨니 부엌에서 토닥토닥 음식 만드는 소리가 들린다.
"뭐 하니?"
"소풍 가려고 김밥 만들어, 여기까지 왔는데 어디 한 군데 갔다 가야지..." 한다.
차려 준 아침밥 먹고 그냥 따라나섰다.
한 시간쯤 가서 차를 세우고
얼음 위를 걸을 수 있는 갈퀴랑, 토시랑 입혀 주며 따라 오란다.
여기는 Heather Meadow, 노스캐스캐이드 국립공원이 멀리 바라다 보이는 곳이다.
눈이 녹아내리며 자그마한 폭포를 만들었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소나무와 그 사이의 잔설이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다.
이 물이 흘러가서 강을 만들고 저 아래 가면 눅색 폭포(Nooksack fall)를 이루지.
이 친구는 대학교 다닐 때 연애를 시작해 졸업 후 결혼해 지금까지 연인처럼 친구처럼 알공달공 살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등산을 한다는 친구 내외는 여기가 자기네 뒷마당처럼 여긴다.
겨울에는 스키장이다.
"저건 슉산이야"
산 이름이 "슉"이 아니고 "Shuksan mountain" 그러니까 슉산산이다 슉산산은 노스 캐스캐이드 국립공원 안에 있다.
눈 위를 걷는 건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좀 힘이 들었다.
친구는 천천히 속도를 맞추어 주며 친절히 설명해 준다.
조금 내려오다 눅색 폭포를 보러 차에서 내려걸었다
물줄기가 시원하다.
폭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으니
꽃들이 피어있다.
친구가 열매를 따서 주며 먹어 보라고 한다.
향긋하고 새콤달콤하다.
눅색 강가에 핀 꽃들.
더글라스 퍼(Douglas Fir)라는 소나무가 나무가 울창한 곳에 데리고 간 친구가
"나는 이 숲의 향기가 너무 좋아, 며칠만 안 와도 이 냄새가 그리워져"한다.
몇 년 전 캐나다 록키 가는 길에 포틀랜드에서 병이나 이 집에 와서 3일간 묵으며 치료받고 회복해서 돌아갔는데 또 신세를 졌다
그래도 신세 질 친구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친구 부부는 캐나다 남 서부의 안내 책자, 지도를 챙겨주고 환전하는 방법에서 , 캐나다 국경 넘어갈 때 오래 기다리지않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일러 주었다.
돌아가는 길에도 꼭 들르라고 했다.
고마운 마음으로 작별하고 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