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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Dec 28. 2022

캐나다 국경 바로 아래 벨링햄


하룻밤 잠만 자고 떠나려 했는데 

아침에 잠에서 깨니 부엌에서 토닥토닥 음식 만드는 소리가 들린다.

"뭐 하니?"

"소풍 가려고 김밥 만들어, 여기까지 왔는데 어디 한 군데 갔다 가야지..." 한다. 

차려 준 아침밥 먹고 그냥 따라나섰다. 

한 시간쯤 가서 차를 세우고 

얼음 위를 걸을 수 있는 갈퀴랑, 토시랑 입혀 주며 따라 오란다. 

여기는 Heather Meadow, 노스캐스캐이드 국립공원이 멀리 바라다 보이는 곳이다.

눈이 녹아내리며 자그마한 폭포를 만들었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소나무와 그 사이의 잔설이 눈과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다.

이 물이 흘러가서  강을 만들고 저 아래 가면 눅색 폭포(Nooksack fall)를 이루지.

이 친구는 대학교 다닐 때 연애를 시작해 졸업 후 결혼해  지금까지 연인처럼 친구처럼 알공달공 살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등산을 한다는 친구 내외는 여기가 자기네 뒷마당처럼 여긴다.



겨울에는 스키장이다.



"저건 슉산이야"

산 이름이 "슉"이 아니고  "Shuksan mountain" 그러니까 슉산산이다 슉산산은 노스 캐스캐이드 국립공원 안에 있다. 

눈 위를 걷는 건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좀 힘이 들었다.

친구는 천천히 속도를 맞추어 주며 친절히 설명해 준다.


조금 내려오다 눅색 폭포를 보러 차에서 내려걸었다

물줄기가 시원하다.

폭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으니 

꽃들이 피어있다.


친구가 열매를 따서 주며 먹어 보라고 한다.

향긋하고 새콤달콤하다.


눅색 강가에 핀 꽃들.




더글라스 퍼(Douglas Fir)라는 소나무가 나무가 울창한 곳에 데리고 간 친구가 

"나는 이 숲의 향기가 너무 좋아,  며칠만  안 와도  이 냄새가 그리워져"한다.


 몇 년 전 캐나다 록키 가는 길에 포틀랜드에서 병이나 이 집에 와서 3일간 묵으며 치료받고 회복해서 돌아갔는데 또 신세를 졌다

그래도 신세 질 친구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친구 부부는 캐나다 남 서부의 안내 책자, 지도를 챙겨주고 환전하는 방법에서 , 캐나다 국경 넘어갈 때 오래 기다리지않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일러 주었다.

돌아가는 길에도 꼭 들르라고 했다.

고마운 마음으로 작별하고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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