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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an 01. 2023

브리티시 콜럼비아를 넘어 유콘으로

이 여행 중 가장 우려했던 부분을 지나는 날이다.

주유소도 거의 없고 

인가도 드물고 

길 상태도 가장 좋지 않은 곳이다. 

앞뒤를 둘러보아도  차도  없다.


길은 군데군데 비 포장도로도 있고 

자갈이 튀는 곳도 있었다.


달리다 보니 물색깔이 아름다운 호수가 나왔다. 사람들에게 시달리지 않은 

신비스러움을 간직한 호수와 숲.



화려하지도 않고  예쁜 꽃잎도 없지만 

제 자리에서 빛나는 야생식물들이 있다.


불에 타 까맣게 그은 숲 가장자리에 이 지역의 여름 꽃 "Fire Weed"가 화려하게 피어있다.

곰은 여름동안 부지런히 먹어 두어야 긴 겨울잠을 견딜 수 있다.



 브리티쉬 콜럼비아 경계를 지났다. 브리티시 콜럼비아는 남한보다 10배 넓고 인구는 남한의 10분의 1 정도 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남쪽에 모여 살아 북쪽에서는 하루종일 달려도 사람 만나기가 힘들 정도다.


몇 만년을 조용히 지내다 100여 년 전 황금으로 사람들을 흥분시켰던 유콘주로 들어선다.


식당도 없어 공원에 들어가 간단히 점심을 만들어 먹었다.

오랜만에 뽐뿌를 보니 반갑다.

"2분 이상 끓이면 마셔도 된다"라고 쓰여있다.


유콘 주의 주립 캠프장에서는 장작이 무료다.


사람보다 호수가 더 많다.


저 다리를 건너면 테슬린이다. 


전망대에서 자전거로 미국 일주하는 사람을 만났다.

지난 4개월 전 뉴욕을 출발해 여기까지 왔고 알래스카를 돌아 샌디에이고를 갔다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한다.

정말 대단한 정신력과 체력이다.

다리를 보니 성한 곳이 없이 상처와 모기 물린 자리가 있다.

자전거에 매달린 저 짐들로 4개월을 생활한 거 아닌가?

무사히 여행을 마치기를 바라며 헤어졌다. 

돌아서며 저 사람에 비하면 나는 너무 많을 것을 가지고 다닌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스캐그웨이를 갈 예정이라 제임스 코너에서 8번 길로 들어서 타기쉬(Tagish) 캠핑장을 찾아 들어갔는데 너무 황량하고 아무도 없어 돌아 나와 다음 캠핑장을 찾았다. 


카 크로스(Carcross) 캠프장 도착, 이곳도 좀 썰렁하지만 우리 말고  자전거 여행하는 사람 한 명,

독일에서 왔다는 젊은 부부 한 팀이 있어 머물기로 했다. 

독일에서 와서 앵커리지로 와 캠퍼를 빌려 여행을 하는 이 부부는 이 캠핑장에 물이 없다고  몇 번이나  망설이다 캐나다의 캠핑장에는 물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해주자  머물기로 결정했다. 

너무 한적해 곰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런 게시판이 있다. 

"당신의 안전을 위해 공원 둘레에 곰 잡는 트랩을 설치했으니  트랩을 조심하시오" 


 간단하게 사발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물 한 컵으로 세수, 

물 한 컵으로 양치하고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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