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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Apr 10. 2023

부활절아침에



내가 일요일 아침이면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 CBS에서 하는 밥 쉬퍼의 Face The Nation이다.

부활절 특집으로 가톨릭의 주교, 기독교의 유명한 목사님, 이슬람 지도자들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그가 한 마지막 코멘트가 

내 맘에는 명언이었다.


 I have been a working reporter for more than half a century, and the other day someone asked me what all those years had taught me.


What I've learned, I think, and am convinced, is there are four powerful forces in the world, and human events come down to which one prevails. Those forces are love, knowledge, ignorance and hate. 


There is no more powerful force than love -- a parent's love for a child may be the most powerful force of human nature.


Yet hate is also powerful, and has always been with us. I have never quite come to terms with how Hitler could have come to power, not hundreds of years ago but in my lifetime. How did civilized people let that happen?


What I do know is that hate is the product of ignorance and intolerance. Love is strengthened by knowledge.


On this weekend, which is a time of reflection for so many on the purpose of life, I recall what the historian Will Durant once wrote: "Barbarism, like the jungle, does not die, but only retreats behind the barriers that civilization has thrown up against it, and waits there always to reclaim that which civilization has taken from it." 


Knowledge, tolerance and understanding are civilization's barriers, and they remain in place only so long as the forces of good are there to maintain them. 


리포터로 50년 넘게 일해 오며 그 세월이 내게 무엇을 가르쳐 주더냐고 누군가 물었습니다.

내가 그동안 배운 건 세상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이 있고 세상사가 그 힘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네 가지는 사랑, 지식, 무지함 그리고 증오입니다.

그중에서도 사랑의 힘 보다 더 큰 건 없지요. --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힘은 그중에서도 가장 큽니다.


증오도 큰 힘을 가지고 있고 우리 곁에 늘 있어 왔지요. 나는 히틀러가 그렇게 큰 힘을 휘두른 때가 수 백 년 전이 아닌 바로 우리 세대였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지요.

증오는 무지와 남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에서 오고, 사랑은 지식에 의해 더 강해집니다.


이 주말에 수많은 삶의 목적을 보며 역사학자 윌 듀란트가  "야만 사회는 정글과 같아서 죽지 않고   장벽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언제라도 문명사회에 빼앗긴 것을 찾아가려 한다"라고 한  말을 생각합니다.

지식과 관용, 이해가  문명사회를 지켜주는 방패입니다. 

그것들이 제 자리에서   좋은 힘으로  존재해야만  문명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10년 전 부활절 아침에 내가 써놓은 글이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편안하게 살고 있는 것도 우리 앞에 간 사람 중에  누군가가 민주주의를 위해서  또는 인류를 자기 가족처럼 여겨 세계의 평화를 위해 목숨 걸고 일한 결과일 것이다.

반면 자신과 다르게 생겼다고, 믿음이 다르다고 전쟁도 불사하는 증오심을 가진 무지한 사람들도 있어 역사상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범죄자들을 많이 대하는 딸아이가 하는 말이 그들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한 번도 사랑을 받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했다.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지만 부모나 누군가로부터 무조건 적인 사랑을 받은 사람은 잘못을 해도 곧 후회하고 돌아설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예수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났다는 이 날, 유명한 목사님의 말 보다 이 뉴스 앵커의 말이 더 맘에 들어온다.

미국에는 유명한 앵커들도 많이 있지만 그의 영어는 비 영어권인 나의 귀에 비교적 잘 들어왔다. 미국에 40년 넘게 살았지만 좋은 내용을 내가 알아들을 만큼  또박또박  정확하게 말해주는 앵커는 몇 명 되지 않았다.

그는 8년 전,   78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내가 태어났을 때는 

텔레비전,

페니실린,

소아마비 예방주사,

냉동식품,

복사기,

콘택트렌즈,

프리스비,

알약.. 같은 것이 아직 없었다.


그리고 

크레디트 카드,

레이저빔,

볼펜도 없었고.


팬티 호스,

에어컨,

식기세척기도 발명되기 전이었다.

세탁물 건조기가 없어 빨래는 줄에 널어 말렸지.

사람이 달 표면에  발을 딛기도 전이었고. 


거의 모든 가족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고

우리는 십계명에 따라 살았고  옳은 판단과 일반적 상식으로 살면 되었어.

뭐가 옳고 그른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배우며 자랐지.

"Fast Food"는 사순절에 먹는 음식인 줄 알았고 

의미 있는 사이라는 건 사촌들과 잘 지난다는 뜻이었지.

내가 몇 살이냐고? 

-어떤 미국 할머니의 글-


이 할머니가 나와 동갑이다. 

오늘은 부활절이자 내 생일이다.

오래 살았고 많이 돌아다니며 여러 일들을 보고 겪었다 

나머지 생은 증오 대신 사랑, 

무지함 대신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배우며 살다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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