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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Apr 20. 2023

Historic Route 66



애리조나주의 인터스테이트 40번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다 캘리포니아 좀 못미쳐 Kingman에서 내리면  "Main Street of America"라고도 불리고 Mother Road 라고도 불리는  66번 길을 만난다.

 존 스타인 벡의 "분노의 포도"에서 죠드일가가 덜컹거리는 트럭을 타고 어떻게든 살아 보겠다는 마음으로 가던 마지막 구간이다. 


 시카고 시내에서 시작해  미조리,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를 거쳐 로스안젤레스의 산타 모니카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1926년에  만들어진 길이가  2448마일(약 4000킬로미터)되는 길이다.

처음에는 비포장이었다가 1938년 완전히 포장되었고 1956년 인터스테이트 시스템이 들어오며 이 길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났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이 길이 지나는 마을마다 번창했다고 한다.

2차 대전 때는 군수품을 나르던 길이었고 

1950년대에는 관광객들이 로스앤젤레스를 보기 위해 지나갔다


66번 길 중 가장 험한 Hair Pin 길. 


제일 높은 시트그리브스 패스(Sitgreaves Pass)에 올라 오던 길을 뒤돌아 보았다.

조드 가족이 힘들어하는 차를 뒤에서 밀며 올라갔던 길이 혹시 여기쯤이 아닐까.



몹시 올라온 후에는 

반드시 몹시 내려간다. 


산을 넘으면 오트만(Oatman)이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1915년 천만 불 상당의 금이 나왔다는 이 마을은 지금은 옛날이 그리워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관광지가 되었다.

특히 저 쓰러질 것같이 우습게 생긴 호텔은 '바람과함께 사라지다' 의 클라크 게이블과 캐럴 롬바드가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가며 하루 머물렀다고 하여  이 마을의 명소가 되었다.

그렇게 화려하고 유명한 배우가 저곳에 머물렀다는 게 믿어지지 않지만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밌는 물건들이 진열된 가게들이 있다.


추억을 만들어 준다는 가게도 있다.


미국이 가장 힘들었다는 1930년대 대 공황시절  많은 사람들이  저 길 표시를 보고 꿈을 찾아 이 길을 달렸다.


죠드가족의 할머니처럼 캘리포니아까지 가지도 못하고 길에서 숨진 사람들도 있다.

황금의 땅(Golden State)이라던  캘리포니아가 가까워진다.  

지는 해는 사막의 마른 풀더미의 한쪽은  황금빛으로 물들여주고 다른 한쪽에는 긴 그림자를 만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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