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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Dec 12. 2023

아주 조그만 시청과 별난 식당

캘리포니아에서 왼쪽으로 변화무쌍한 바다를 보며  한 사흘 운전해서 북쪽으로 가면 오레건주를 지나고 

Washington 주가 나온다. 


몇 년 전 그곳의 South Bend라는 조그만 바닷가 마을을 지났다.

점심때가 되어 차를 세우고 비지터센터를 물었더니 그런 것은 없고 시청(City Hall)으로 가라고 한다.

가르쳐 준 곳을 가니 간판도 없고 아주 작은 가정집 같아 조심스레 들어가

"여기가 시청입니까?" 하고 물으니

"그런데요." 한다. 

이렇게 소박한 시청이 어디 또 있을까?

한국의 시청이나 구청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시청건물...


 이 마을에서 먹을만한 식당을 알려달라 하니

친절한 여자직원이 

굴을 먹겠느냐. 이탈리안을 원하냐, 게를 먹겠느냐 물었다.

추천해 준 식당 중 굴을 잘한다는 식당으로 갔다.


 

시청직원이 알려 준 식당에 들어서니  주인이 "Hi, " 나 "How are you?"도 없이  무뚝뚝한 말투로 

" 오늘 내가 주문도 받아야 하고 요리도 해야 하고 몹시 바빠서 당신이 주문해도 30분은 기다려야 하오..

괜찮으면 기다리고 바쁘면 그냥 가시요." 했다

아마도 종업원이 안 나왔나 보다.  

바쁜 것 없어 주문하고 30분 기다렸다.

 우리 뒤에 온 손님은 그냥 갔다.

그리고 그다음 손님도.. 

그는 그것을 미안해하지도 섭섭해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굴을 여기다 구워 주는데

 싱싱한 맛에 향도 좋고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그 주인의 태도가 참 재밌다. 

손님을 잡으려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거나 곧 될 거라고  하지 않고

미리 안될 것은 안된다고 하는 것이 어쩌면 옳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밉지가 않았다. 

여행을 하다 보면 별일을 다 겪는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Tip:전반적으로 Washington주의 바닷가에 있는  식당에서는

친절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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