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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an 23. 2024

쿠스코 근처의 잉카 유적지


쿠스코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샥사이와만(Sacsaywaman)이 있다.

잉카시대의 요새이고 큰 행사를 치르던 곳으로 400미터나 되는 돌 축대가 있다. 

원래는 훨씬 더 높았는데 잉카가 멸망하고 스페인 사람들이 와서 움직일 수 있는 돌은 다 가져다 집과 성당을 지었다.

쿠스코 시내에 있는 집 중에 이곳의 돌을 가져다 쓰지 않은 집이 한집도 없다고 할 정도이다.

지금 남은 건 너무 커서 가져갈 수 없는 것들이다. 

여기는 요새라서 인지 신전이나 왕궁에 쓰인 돌들처럼 정교하고 반듯하지는 않다.

그래도 저렇게   다른 모양과 크기의  돌들을   다듬고 움직여 쌓았는지  놀랍다.  

착해 보이는 아이가 자신의 뿌리를 보러 온 걸까? 

남미의 나라들을 생각하며 늘 궁금했던 일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민지 시대의 일본이라면 치를 떠는데.

그 사람들은 자신들의 침략자들의 말을 하고 그들의 글을 쓰며 그들이 가져온 신을 믿는다. 

아마도 우리는 35년의 식민지 역사이고 

그들은 350년의 긴 역사였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2천 년 전 삼국시대부터 다른 나라에 시달려 사람들이 좀 독한 데가 있고 

그들은 광활하고 넓은 땅에서 농사짓고 돌담 쌓던 사람들이라 착한 것이 아닐까?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 

잉카인들이 마지막으로 한판 스페인 군대와 싸웠던 마당이다.

재미있는 건 정복자 피사로가 여기서 돌에 맞아 죽었다는 것.

물론 그의 동생이 뒤를 이어  공격하는 바람에  잉카 사람들은 더 깊은 산중으로 도망가야 했다.  

퍼즐을 맞춘 듯..   

헐려 나간 요새 위로해 가진다.  

잉카인들이 세운 돌담 언덕 위에 

쿠스코 시내를 내려다보고 예수상이 서있다.

잉카인들이 기다리던 비라코차가 바로 예수가 아닐까?  

예수님은 잉카인들이 기다리던 비라코차처럼 거지의 모습으로 변장해 세상을 돌아다니다가 슬픈 일을 보면 같이 눈물 흘리고 모든 사람들을 감싸 안아 주실까?

이제는 이제는 더 이상 성지 회복이나 십자군 전쟁 같은 예수나 하나님의  이름을 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시 빗방울이 떨어진 후 무지개가 떠 올랐다.

잉카 사람들도 무지개를 섬겼고 

성경에 노아의 홍수 이후 하나님께서 다시는 물로 세상을 벌주지 않는다는 약속을 무지개로 하셨는데.    

여기는 Qenco,

 잉카인들에게 성스러운 곳이다.

여자의 자궁 모양으로 생긴 이 바위 안에서 제사도 지내고 

  미라 의식을 행하던 곳이라 한다.  

잉카인들은  성스러운 계곡이라 한다.   


탐보마차이 (Tambomachay),

언제나 물이 흘러 

병사들의 숙소도 되고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씻어 내던 곳이라고 한다.  

에콰도르에서 온 스테파니는 시간은 잘 지키지 않아 일행을 걱정시키기도 하지만  인정이 많아 

내가 힘들어하면 손도 잡아 주고 고산지대에서 숨 쉬는 방법도 연습시켜 준다.  

우리 일행의 리더, 카리나는 침착하고 정확했다.

쿠스코 주변을 돌아본 뒤 스테파니는 배가 아프다고 숙소로 일찍 들어가고 

남자들은 한식집으로 가고 카리나와 나는 밤길을 걸었다.

쿠스코 골목의 유명한 자리, 12면 돌이 있는 곳에서.. 

아르마스 광장과 숙소 중간에 언제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인기 있는 잭스 카페(Jack's Cafe.)라는 식당이 있다. 

이 날은 그 앞을 지나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얼른 들어갔다.

나는 영어 메뉴를 보고   딸기 셰이크와 Hummus와 피타를 주문했고 

카리나는 웨이터와 한참을 스페인어로 주고받고 하더니 무언가를 시켰다. 대단한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나온 걸 보니 똑같은 것.

둘이 쳐다보고 한참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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