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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새 식구

by 질경이



우리 집에 새 식구가 생겼다.

마당에서 일을 하다가 푸르르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고 보면 벌새(Humming Bird)가 날아다니더니

데크 바로 앞에 집을 지었다


벌새(Humming Bird)는 7.5~13Cm 정도로 아주 작고 뒤로도 날 수 있는 유일한 새이다.

한 시간에 34마일(54Km)을 날아갈 정도로 빨라 사진에 잡기가 대단히 어렵다.

둥지도 어찌나 작은지 저기다 어떻게 알을 품을지 걱정된다

보통 한 두 개 품는다고 한다.

꽃 속에 있는 단물을 빨아먹으며 사느라 부리가 길~다.

부엌 유리창에서 설거지하며 볼 수 있는 나뭇가지에

아주 조그만 집을 천천히 조금씩 지어 올라간다.


어디서 건축자재를 물어다 동그랗게 돌아가며 쌓는다.

"이 정도면 되려나?"


이 새는 1초에 날개를 12~80번 펄럭이니 얼마나 빠른지 날개는 보이지 않고 펄럭이는 소리만 들린다.

미국사람들은 그 소리를 어떻게 Humming이라고 생각할까?

하긴 그들의 귀에는 닭소리도 "코커두들두~~"들리고

돼지 소리가 "오 잉크오잉크.."로 들린다니..

아직 알을 품지는 않았는지 오래 머물지 않고 날아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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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것을 좋아하는 우리 새 식구를 위해 내일은 꿀 물을 타서 나뭇가지에 매달아 주어야겠다



부리에 무언가를 물고 와서 열심히 집을 짓던 새가 둥지 위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알을 품은 것 같다.

오전에 안개가 끼어있어 날이 쌀쌀할 때는 오래오래 앉아 있더니

오후가 되어 날이 따뜻해 지자 어디론가 가서 안 온다.

조심 스래 작은 사다리를 올라가 보니

아!! 신기하다

내 새끼손톱만 한 알이 하나 있다.

혹시 어미가 놀랄까 봐 얼른 한 장 찍고 집으로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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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물을 타서 가지에 걸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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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걸릴지 모르지만 편안하게 알을 품어 건강한 새가 태어났으면 좋겠다.

자꾸 들여다보면 새가 불안해할 것 같아 궁금하지만 모르는척하고 참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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