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번개여행
스플리트를 빠져나와 8번 국도로 접어들었다.
유적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 나라에서는 해안도로를 달리는 기분도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즐거운 경험이었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동안 오른쪽은 아드리아해, 왼쪽은 산으로 이어진다.
길은 마을을 통과할 때를 빼고는 한가하다. 바다가 나오면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쉬기도 했다
작고 귀여운 배 하나 있어 자세히 보니
이름이 "타이타닉"이다.
가는 내내 조그맣고 예쁜 마을들이 나온다
외길이라 앞에 차가 천천히 가면 위험하게 추월할 일도 없어 우리도 천천히 갔다.
가끔 목숨 걸고 추월하는 차들도 보았다.
국경이 나왔다.
수속 같은 것 없이 그냥 차 안을 들여다보더니 지나가게 해 주었다
스플리트에서 두브로브니크 가는 중간에 15킬로미터 정도 보스니아를 지나가야 한다.
어찌하다가 나라 허리가 뚝 끊어졌다
동네 생긴 모양도 다를 바가 없다.
같은 유고슬라비아였다 여러 나라로 갈라질 때 바다로 나갈 수 없는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가 싸우다 보스니아에게 바다로 나갈 수 있는 관문을 좀 열어 준 것이다.
다시 크로아티아 땅으로 들어가
해가 기울고 있는 아드리아해가 보석처럼 빛난다.
저 다리만 건너면 오늘의 목적지 두브로브니크이다.
다리 건너면서부터 눈을 부릅뜨고 방을 찾았다.
잘하면 전망 좋은 방에서 지는 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첫 번째 시도는 실패, 전망 좋아 보이는 곳에 방이 있다고 되어있는데 차를 세울 방법이 없고 조금 머뭇거리면 뒤에서 빵빵거린다.
시내로 들어가 안내소에 가서 전망 좋고, 주차되고, 인터넷, 부엌, 방 두 개.. 원하는 조건을 말하니
전망이 좋은 곳은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계단을 몹시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가장 좋은 전망은 포기.
그래도 숙소에서 바다와 구 시가가 보이니까 이만하면 충분히 좋다.
사진 한가운데 3층집이 숙소다
구 시가에는 차가 들어가지 못해 걸어가야 하는데 거리도 적당하다.
부엌, 거실, 방 두 개.
다음날 일정을 계획하고 공부하며
차 한잔 마시니
아... 편하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