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번개여행
크로아티아로 떠나기 며칠 전 친구가 "몬테네그로의 숨은 보석 코토르"라는 글을 보내주었다.
음.. 아름다운 곳이구나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두브로브니크에 와 보니 90킬로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두브로브니크에서 2박 3일 머무를 예정이라 시간도 있어 같이 간 친구에게 혹시 가 볼 의향이 있는지 조심스레 물었다.
이 친구는 여행을 하면 한 나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보는 친구인데 선선히 "오케이"했다.
숙소에서 아침을 해 먹고 남쪽을 향해 출발. 원래 계획 대로라면 이번 여행의 남쪽 끝은 여긴데.
덤으로 좀 더 내려간다.
남쪽으로 갈수록 산을 향해 올라가며 경치도 좋다.
여길 안 갔더라면 거의 모든 여행 책자에 나오는 두브로브니크의 인증 샸도 없을 뻔했다.
바로 이 장면,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이름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간다
시내에서는 볼 수 없는 이 모습을 보려면 두브로브니크 외곽으로 빠져 남쪽으로 한참을 가야 한다.
물색과 하얀 돌, 붉은 지붕이 정말 잘 어우러져 기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이다.
40킬로 정도 가면 국경이 나온다.
크로아티아에서 빠져나가는데 완전한 출국 수속을 해야 하여 30분도 더 걸렸다
그리고 몬테네그로에 입국하는데 또 그만큼.
보통 때도 그러는지 이 날만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국경을 지나 조그만 도시를 지나는데 차가 꼼짝도 안 한다.
내려가 물어보니 저 앞에 사고가 났단다.
30분쯤 기다리니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전체 일정 중 절반을 가면
박쥐같이 생긴 灣이 나오는데 그 만의 제일 안쪽에 1918년까지 카타로라고 불렸던 지금의 코토르가 있다
그 호수 같은 만을 뺑 도는 길이 절경이다.
몬테네그로는 Black Mountain이라는 뜻,
검은 산이 맑은 물속에 들어앉아있다.
로마제국,
베네치아 공화국,
오토만 제국,
흑사병
대 지진
합스부 르그
나폴레옹의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헝가리
러시아
유고슬라비아...
2000년 동안 이 아름다운 나라가 겪은
간단한 역사이다.
유럽의 힘이 바뀔 때마다 이 나라의 주인도 바뀌었다.
13세기에 도미니칸 선교회와 프란시스칸 선교회가 들어왔다.
작은 섬 안에 있는 수도원
이 경치를 보니
여기까지 힘들게 온 것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길로 오니 한 시간이 금방.
드디어 코토르 도착
강대국이 쳐들어오는 데는 이런 성벽과 해자도 아무 소용없다.
성으로 들어가는 문에
"TUDE NECEMO SVODE NEDAMO, TITO "라고 새겨 저 있다
영어로 해석하면
"What belong to others we don't want, What is ours we will never surrender"
"남의 것을 원하지 않고 내것은 빼앗기지 않겠다."라는 말이다
과연 그리 살 수 있었을까?
그리 살고 싶다는 절규처럼 느껴지는 말이다..
온갖 수난을 겪고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온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코토르 성안으로 조심스레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