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질경이 Nov 17. 2020

지구의 원래 모습을 간직한

캐년 랜드 국립공원 (Canyonland)

캐년 랜드에 가면  나는 세월을 거슬러 사람이 살지 않은 태고의 모습을 훔쳐보는 느낌이 든다.

깎아진 돌기둥, 구멍 뚫린 거대한 바위, 

어마어마한 일을 해 놓고 아무 일 하지 않은 척 조용히 흘러가는 강.


지구가 생기고 아직 물과 땅에 구분이 없고 여기저기 땅속에서 불 덩어리가 뿜어져 나올 때부터의 흔적이 

그대로 있다.

지금의 미 대륙 한가운데 바닷물이 들어왔다.

한동안 여기는 바닷 속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땅이 서서히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바닷물은 어디론가 낮은 곳이 있으면 빠져나갔다.

바닷물이 빠져나가지 못한 부분에는 소금물이 그대로 고여있고  그 위로 흙이 켜켜이 쌓이고 단단해져 바위가 되었다.

조금 부드러운 바위도 있고 아주 단단한 바위도 있다.

검은 바위도 있고 하얀 바위도 있다.

그 바위 사이로 강이 흐르며 바위를 깎아내렸다. 

한쪽에서는 초록색 강(Green Ricer)이, 한쪽에서는 붉은 강(Colorado River)이 여기서 만나 

거대한 조각 작품을 만들었다.


수억 년 동안....


캐년 랜드의 상징 메사 아치.


아치 사이로 해가 들어올 때.

빛이 있으라..라는 말씀이 떠 오른다.




여기는 아침에 해 뜰 때 가야 그 신비로움을 더 느낄 수 있다.

숙소가 있는 모압(Moab)에서 여기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해 뜨는 것을 보려면 시간 계산을 잘해야 한다.







해발 1900미터 높이의 하늘에 떠있는 섬(Island in the Sky)들, 바위의 강도에 따라 무너져 내리는 시간이 달라 저런 모양이 생긴다고 한다.

 작은  강물이 이런 조화를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다. 



캐년랜드(Canyonland)는 일 년에 20Cm 정도밖에 비가 내리지 않는 사막에 있지만 그린 리버(Green River)와  콜로라도(Colorado) 강이 Y 자처럼 만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절묘한 경관을 만들었다. 

공원은 세 구역으로 나눈다

Y자 남쪽에 거의 개발되지 않은 메이즈(Maze) 구역에는 프리몬트(Fremont) 족이 10,000년 전에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는데 도로가 포장이 안 되고 길도 험해 가기가 힘들다. 

Y자의 아래쪽 기둥에 위치한 니들즈(The Needles)에는 푸에불로 인디언들이 살았던 유적도 있고 기둥처럼 생긴 사암들과 기암절벽이 있다

Y 자의 두 팔이 만나는 곳이

"하늘 위에 있는 섬(Island in the Sky)" 이 공원의 가장 대표적인 곳이다.  


공원 입구에 있는  Shafer Canyon Over View는 나올 때 잠깐 들러 보아도 좋다.

'유타에 가면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데드 호스( Dead Horse) 주립공원에 가서 캐년 랜드를 바라볼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지난해 5월에 가서 해 보았다.

옛날 아주 오래전에 여기가 바닷속이었다는 걸 증명해 주는 염전이 저 멀리 보인다.

물을 땅속에 흘려보내 그 안의 소금을 녹인 후 그 물을 끌어올려 햇볕에 말려 소금을 만든다.



캐년 랜드 국립공원 안에서 보다 도도하게 흐르는 콜로라도 강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니들(The Needles) 구역

여기서는 지질학 공부를 한눈에 할 수 있었다.


이런 웅장하고 거대한 바위들이 서 있다가

비가 내리면 물을 머금고 있다가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팽창해서 터지고 만다.

음료수를 빨리 식히려고 냉동칸에 넣었다 아차 하고 잊어버리면 떠지는 것처럼...



 비바람과 추위에 바위가 떨어져 내린다.

 지금도 계속 무너진다.


마지막 남은 기둥이 무너지면  평지가 된다...






그 사람들은 발가락이 여섯 개였던가 보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바위에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흔적 조금 남기고 떠났다.



유타의 5개 국립공원 중 가장 덜 유명한 캐년 랜드가 

조용하고 자연 그대로라서 나는 참 좋다.

일곱 번째 와서야 3분의 2를 보았는데 

다음에는 24번 길에서 들어가는 마지막 3분의 일, 메이즈(Maze) 구역에도 가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지옥이 이럴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