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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Dec 03. 2020

소노란 사막의 제왕 '사와로'

사와로 (Saguaro) 국립공원

 

팔을 높이 들고 서있는 사와로 선인장은 애리조나를 상징한다. 카우보이와 인디언들이 나오는 서부영화의 배경에 언제나 서 있었다. 

우뚝 서있어 아무렇게나 살아온 것처럼 보이지만 비가 아주 적게 오는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며 살아온 강인한 식물이다. 

일 년이면 수만 개의 씨를 생산하지만 그중 한두 개만 싹을 낸다. 첫해에 5밀리 정도 자란다.

30센티미터 자라는데 15년,

30살은 되어야 꽃을 피운다. 50살이 되어야 2미터가 되고 

팔(Arm)이 나오려면 75세는 되어야 한다.


4월, 5월에는 꽃을 피우고 7월 8월이면 열매를 맺는다.

이 선인장은 비가 오는 데로 스펀지 같은 뿌리에  물을 200 갈론 정도 보관했다가 일 년 내내 조금씩 소모하며 알뜰하게 살아간다. 보통 차에 휘발유가 한번 넣는데 15 갈론 정도 들어간다. 


몸속의 수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표면은 왁스를 발라 놓은 것처럼 매끈하고  몸통에는 가시를 세워  동물들이 구멍을 파 물을 훔쳐 가는 것을 막는다. 

그래도 새들은 사와로 선인장에 구멍을 뚫고 집을 짓고 알을 낳는다.

이 정도 크려면 150년에서 200년은 살아야 한다. 그러다 어느 해 가뭄이 몹시 심하거나 멧돼지 같은 짐승들이 파먹으면 넘어져 목숨을 잃는다. 한해 한해 위기를 넘기며 살아가는 '사막의 제왕'이다.


사와로는 수백 년 동안 인디언 들의 아주 중요한 식물이기도 했다

무화과 같이 생긴 열매로 잼과 주스를 만들고 술을 담가 제사에 사용하기도 했다

씨는 닭 먹이로 쓰고 단단한 몸통으로는 집도 짓고 담도 만들었다.

공원에서 가까운 투산이 개발되면서 이 선인장에도 영향을 미쳐 50개 종류의 사막의 선인장들이 있었는데 멸종하는 것도 있고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식물이 자라야 새도 오고 벌도 오고 벌레도 온다.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지만 줄어드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



어려운 여건에서 자라는 선인장 종류는 

힘든 만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가시로 자신을 보호한다.

가시로 무장해서 예쁜 꽃을 피우고 벌을 불러 모아 꽃가루를 퍼트려 번식한다.


낮이면 화씨 100도가 넘고 몇 달 동안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이런 사막에서

살아남는 이 선인장들을 보며

놀랍도록 질기고 아름다운 생명의 힘을 보았다.

처음 사와로 국립공원에 들어갔을 때 참 볼 것이 없는 국립공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인장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고  공원을 돌아 나며 나의 생각이 얼마나 짧았는지 알게 되었다. 크고 웅대한 것만 좋은 것이 아니다.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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