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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향해 두 팔 벌린..

죠슈아 트리 국립공원

by 질경이

팜스프링의 동북쪽에 있는 이 공원은 내가 살던 윈체스터 우리 집에서 한 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웠던 국립공원이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안 가고 대륙 횡단하고 돌아올 때는 그 앞을 지나면서도 긴 여행에 지쳐서 , 다음에 오지.. 하며 지나쳤던 곳이다. 세번째다...


공원을 들어가는데 안내원이 5000 ft 이상 고도에는 눈이 오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다. 공원 입구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았다. 이 공원의 서쪽 절반은 모하비 사막에 속하고 동쪽 절반은 콜로라도 사막에 속하는데

동쪽과 서쪽에 사는 동물과 식물의 종류가 다르다. 히든 벨리(Hidden Valley)에 가니 레인저의 말대로 정말 눈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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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모하비 사막의 대표적 식물인 멸종위기의 Joshua Tree가 눈을 맞고 서 있었다. 선지자 여호수아가 약속의 땅을 가리키는 것 같다고 이 나무의 이름을 여호수아라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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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꽃도 핀다.


오랫 만에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조심조심 걸어보았다. 공기는 얼마나 차고 깨끗한지 나의 폐 속까지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공기가 맑아 밤이면 별들이 쏟아진다고 했다. 그땐 우리 집에서도 별이 쏟아져 밤에 가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눈 맞고 얼어있는 테디베오쵸야(Teddy bear cholla). 일 년 중 대부분 화씨 100도가 넘는 사막기후인데

모처럼 눈을 만나 얼어 죽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희한하게 녹아내린 것 같은 바위들이 있는데 녹아내린 것이 아니라 Magma가 솟아오른 것이라고 했다.

터어키의 카파도키아 근처에서 본 낙타바위처럼 생긴 것도 있었다.

바위가 미끄럽지 않아 쉽게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사람들도있다.


Keys View 가는 길은 눈 때문에 막혀 갈 수가 없었다. 눈이 그렇게 많이 온 것은 아닌데 조심하느라고 막아 놓은 것 같았다. 눈도 오고 운전하기가 조심스러워이번에는 서 북쪽만 돌아보고 62번 도로로 나와 Indian Cove로 갔다

Oasis of Mara의 Twenty nine Palms. 1800년대에는 원주민들이 살았던 오아시스가 그들이 떠난 뒤 금 찾는 사람들과 소키 우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1940년 어쩐 일인지 우물이 말라 더 이상 오아시스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여긴 너무 더워 여름에는 사람이 살 수가 없으나 가을에 Juniper열매나 잣나무에 열매가 익으면 인디언들이 와서 수확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둥글고 넙적한 바위에서는 식물을 갈았던 흔적이 발견되었다.

여기가 가을이면 와서 수확하며 지내던 인디언들의 숙소이다. 그들의 흔적으로 보아 일 년 내내 살지는 않고 추수할 계절에만 잠시 와서 지냈던 것으로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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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깜짝이야... 해골이 나타났다. 영락없는 해골이다.


땅속에서 솟아 올라온 바위들은 그 모양이 부푼 빵 반죽 같다. 눈을 보아 좋기는 했지만

이 공원의 진면목을 본 것 같지는 않았다. 봄에 여러 가지 선인장 꽃도 피고 따끈따끈한 햇빛이 내려 쪼일 때

방울뱀 나올까 봐 조심조심하며 한번 더 와야겠다 마음먹었었는데 애틀랜타로 이사 오기까지 다시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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