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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an 04. 2021

요세미티의 역사가 있는 호텔

요세미티 국립공원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남쪽 입구로 들어가서 요세미티 벨리 쪽으로 4마일만 가면 오른쪽에 고풍스럽고 예쁜 호텔이 나온다. 빅 트리 랏지다. 예전에는 와워나 호텔이었다. 

내가 고풍스럽다 함은 유럽에 있는 호텔과 비교하는 게 아니고 미국의 기준으로 하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1855년 클라크(Clark)라는 개척자가 금을 찾아 이곳에 와서 일을 하다 폐가 나빠지는 바람에 금 찾는 일은 그만두고 여기다 집을 짓고 작은 규모의 숙박업을 하며 가족들과 살았다. 

요세미티라는 곳에 절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때는 남북전쟁이 일어나기도 전이고 링컨이 대통령이 되기도 전이었다.

동쪽에서 온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살아온 원주민들을 내 쫒고 숲을 베어  목재소를 만들었다.

1864년 링컨은 남북전쟁의 와중에 이 소식을 듣고 이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1868년 존 뮤어가 처음 요세미티를 찾았을 때 그도 이 집에 머물렀다.

클락이 열심히 운영했지만 호텔은 언제나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 1874년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면서 더 크게 지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 후 클락은 요세미티 보호운동을 하며 96세까지 살았다.


2017년 6월 1일 나도 하룻밤 머물렀다.


얼마 전까지 와워나(Wawona)호텔이었는데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의 호텔 운영이 다른 회사로 넘어가면서 이름이 Big Tree Lodge로 바뀌었다. 

와워나는 큰 나무라는 뜻이라고 한다.


체크인하는데 차 안에 음식이 있어 곰의 공격을 받게 되면 5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며 겁을 주어 

차 안에 있는 아이스 박스를 방으로 가지고 들어가야 했다. 평소에 캠핑을 주로 하기 때문에 차 안에는 언제나 먹을 것을 가지고 다닌다.

무거운데.. 했더니 포터를 불러 준다.

팁 5불 나갔다. 

 여러 개의 작은 건물이 있다.


 이 방들 중에 50개만 목욕탕이 달려 있고 나머지는 공동 목욕탕을 써야 한다.

값이 50불 정도 차이 나지만 내가 좀 수줍음을 타는 편이라서 목욕탕이 있는 방으로 예약했더니 이 건물이 아니고..




이 건물도 아니고 



이 작은 집안에 있는 방을 하나 준다.

1920년 이 근처에서 경비행기 사고로 죽은 사람이 이 건물 중 하나에서 아직도 가끔 나타난다는 썰(?)이 있는데.... 

혹시...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방은 아주 옛날 식으로 꾸며져 있다.

휴대전화도 안 터지고 인터넷도 물론 안 된다.



저녁을 먹으러 메인 빌딩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베란다에 빈자리가 있어 자리를 잡았다.



호텔 앞에 작은 분수가 물을 뿜어낸다.


이 호텔에 온 것을 기념하려고  분수와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음식이 나왔다.

종업원들은 친절하고 

와인 선택을 도와주는  멋진 여자도 있다.

대단히 호강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캠핑 음식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기분 좋게 잘 먹었다. 가끔은 좀 호강을 할 필요가 있다.


저녁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길 건너 골프장 옆으로 난 산책길을 걸었다. 


귀신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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